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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대형병원' 환자 외면하자 종합병원 활성화…전문가 "쏠림현상 완화"

기사등록 : 2024-03-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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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1만 2912명 대비 93% 의료현장 이탈
응급의료기관 97% 병상 축소없이 지속 운영
의사 집단행동 피해 상담 건수 69건→47건
전문가 "종합병원 질 높아지는 효과 기대"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이른바 '빅5' 대형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환자를 외면하자, 2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으로 지나치게 쏠렸던 환자들을 2차 의료기관이 분담하면서 쏠림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응급의료기관이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의료 기관과 군 병원 응급실도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의료공백에 비해 응급의료기관이 비상진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원인으로 '의료이용‧제공 체계 개편'을 꼽았다. 상급종합병원과 의원급의 중간 기능을 담당하는 종합병원의 기능이 강화됨으로써 의료 수요가 적절하게 배분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 복지부, 의료이용‧제공 체계 개편…줄어드는 의사집단행동 피해신고

지난 11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 2912명 대비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총 1만 1994명이다. 전체 대비 92.9%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의 의료 공백이 일어난 지난 2월 19일 이후 5주 차에 접어들었다.

반면 복지부는 19일 응급의료기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체 408개소 중 97%에 해당하는 396개소가 병상 축소 없이 지속 운영되고 있다. 공공의료 기관과 군 병원 응급실도 큰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주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 현황에 따르면 총상담 수도 하락했다. 총상담 수는 지난 11일 총 69건에서 60건, 65건, 68건으로 증감을 반복하다 47건으로 하락했다. 수술 지연은 지난 11일 11건에서 지난 15일 2건으로 하락했다.

입원지연과 진료취소, 의료이용불편상담 건수도 하락했다. 입원 지연은 지난 11일 3건에서 지난 15일 0건으로 줄었다. 진료 취소도 지난 11일 11건에서 지난 15일 0건으로 낮아졌다. 의료이용불편상담 건수는 지난 11일 36건을 기록하다가 지난 15일 34건으로 낮아졌다. 반면 법률상담지원은 지난 11일 5건에서 지난 15일 8건으로 3건 늘었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증환자의 입원과 경증환자의 외래 수요가 종합병원을 통해 해소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 병·의원의 비대면 진료를 통해서도 수요를 해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의료이용‧제공 체계 개편, 종합병원 기능 강화…전문가 "의료 쏠림현상 완화"

전체 대비 전공의 93%가 의료 현장을 빠져나갔지만 의사집단행동 피해 신고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료이용‧제공 체계 개편이 의료공백의 피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기 상황에서 수요를 적절하게 배분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예전엔 경증환자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진료를 받았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과부하가 걸렸던 것"이라며 "의료이용‧제공 체계개편으로 의료 수요가 분산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박사는 정부의 의료이용‧제공 체계 개편이 의료 공백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경증 환자는 증상 수준에 맞는 의료기관인 의원급 병원으로 가고 중증은 중증도에 맞는 의료기관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인 방향이라는 뜻이다. 환자의 수요로 인해 그동안 어려웠던 체계가 인위적으로라도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이용‧제공 체계 개편으로 인해 종합병원의 기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이 담당했던 수술 환자들을 바로 아래 단계인 종합병원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 박사는 "종합병원이 그동안 기능이 없어서 못 했던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을 원해서 몰렸던 것"이라며 "종합병원이 앞으로 그런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환자 수요에 맞게 의료의 질도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의료 이용에 불편을 감내하면서도 정부의 의료개혁을 지지하는 국민께 감사하다"며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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