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에르메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반독점 집단 소송에 휘말렸다. 상당한 구매 내역이 있는 고객에게만 버킨백과 같은 인기 상품을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비즈니스 인사이더(BI)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민 2명은 전날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법원에서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에르메스가 한 품목의 판매를 다른 품목의 구매와 연계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킨백은 지난 1984년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당시 에르메스 회장이던 장 루이 뒤마가 옆에 타고 있던 영국 배우 제인 버킨의 "젊은 엄마를 위한 가방이 없다"는 불평을 듣고 만든 가방으로 유명하다. 1000만 원을 가볍게 웃도는 이 가방은 대표적인 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원고들은 버킨백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고객들이 신발과 스카프, 주얼리 등 다른 제품을 구입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이 같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에르메스 버킨백.[사진=로이터 뉴스핌]2024.03.21 mj72284@newspim.com |
소송을 제기한 2명의 원고 중 한 명인 티나 카발레리 씨는 에르메스에서 수만 달러를 쓴 후 지난 2022년 새로운 버킨백 구입을 문의하자 "이러한 특별한 가방들은 우리 기업을 꾸준히 지원해 온 고객에게 돌아간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원고인 마크 글리노가 씨는 지난해 버킨백을 구입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매번 다른 제품과 액세서리를 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털어놨다.
소송장은 소비자들이 버킨백을 에르메스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없으며 에르메스 매장에서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고들은 "일반적으로 버킨백을 구매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고객들만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버킨백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에르메스 판매 직원들이 버킨백 판매로 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소비자들이 부수적인 상품을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데 버킨백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불특정 금전적 손해배상과 에르메스의 반경쟁적 관행을 금지하는 법원 명령을 원하고 있다.
에르메스와 같이 특정 상품 구매를 위해 장기간 구매 내역을 요구하는 브랜드는 적지 않다. BI는 롤렉스 시계와 주문형 포르쉐 911등을 구입하는 데에도 수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랄랄럭스(Lalaluxe)의 니콜 폴라드 베이미 설립자는 지난달 BI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을 원한다"며 "사치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플레이북을 제작하는 에르메스는 표준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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