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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속 의협 새 회장 누가될까?···유력후보 모두 대정부 강경파

기사등록 : 2024-03-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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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음주운전 기사 보도 후 지지세 급격한 변동 중
임현택, 과거 결선서 번번이 고배···이번에도 반복되나
정부 발표 나왔지만 행정소송 등 법리적 다툼 지속될 듯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정부가 지난 20일 의대정원 증원 2000명을 당초 예고한대로 강행한 가운데,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같은 날 개시됐다. 의협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사흘간 1차 전자투표를 진행 중이다.

이번 제42대 회장선거 후보들 상당 수는 앞서 졍부의 의대증원 저지를 위해 구성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 적극 참여하며 대정부 강경 투쟁에 적극성을 보여왔다. 유력 후보로 임현택 비대위원(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 등은 모두 의협 매파로 분류된다. 따라서 회장 선출 후 새로운 대정부 압박 행보가 짜여질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왼쪽 상단부터 기호 순)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박인숙, 정운용.

출마 후보는 기호 순으로 박명하 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비대위원, 박인숙 전 국회의원,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대표(이하 후보로 표기) 5인이다.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면 22일 오후 7시 이후 발표된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가 과반 이상의 표를 득하지 못하면 1, 2위 후보에 대한 결선 투표가 오는 25~26일 양일 간에 걸쳐 진행된다.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23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에서 발표한 자체 대회원 차기 회장 선호도 3차 설문조사에서는 임현택 후보가 43.4%에 올라서며 1위에 올라섰다. 그 뒤를 이어 주수호 후보가 21.6%의 선호도를 받으며 2위로 기록됐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1차 조사에서는 임 후보(44.7%)와 박명하 후보(21.7%)가 유력 주자로 올라섰지만, 마지막으로 공개된 설문조사에선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2차 조사 결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주 후보의 2위권 사수는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을 맡으며 굳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주 후보는 지난달 21일부터 최근까지 매일 오후 비대위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자연스레 그의 대회원 인지도 역시 올라갔다.

그러나 지난 13일 모 언론이 과거 그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그에 대한 지지세가 이탈하고 박명하 후보로 재결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 A씨는 "해당 뉴스가 나가고 나서 국민들 여론이 좋지 않다. 주변의 다수 회원들 역시 주 후보가 현재 회장에 당선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며 "관련 사실을 일찍 말하지 않은 점에 대해 괘씸하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주 후보의 지지기반이었던 경남 지역의 유력 대의원이 주 후보의 기사 보도 이후 급격한 지지도 변동이 있었다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 C씨는 "주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도 있다"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인데 기사가 나온 시점이 미묘하다"고 평했다.

의료계 여론조사에서 1위의 지지도를 굳건히 지켜온 임 후보가 회장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지만, 콘크리트 지지층 바깥으로부터 확장세를 가져오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임 후보는 지난 2021년 치러진 제41대 선거에서도 출마해 1차 투표에서 6명의 후보 중 1위(득표율 29.6%)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어진 결선투표에선 1차에서 2위였던 이필수 당시 후보가 득표율 52.54%를 얻으며 임 당시 후보(47.46%)를 누르고 회장에 당선됐다.

임 후보 지지율의 확정성 논란은 지난해 2월 치러진 의협 간호법 저지  투쟁 비상대책위원장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1차 투표에서 박명하 당시 후보는 득표율 42.73%를 얻으며 임 당시 후보(28.19%)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어진 결선 투표에서 박 후보는 68.32%의 득표율을 얻으며 임 후보(31.68%)에게 압승했다. 다만 당시 선거가 227명의 의협 대의원들에 의해 진행된 투표인 만큼, 금번 전체 회원이 투표하는 의협회장 선거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B씨는 "임 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얻어 낙승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결선 투표에 임 후보와 박명하 후보가 나란히 올라가 백중세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박명하 후보의 약점은 쇼맨십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고 부족하다"면서 "대의원 간접투표가 아닌 전체회원 투표인 만큼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유력 후보 전원 의협 비대위 강경파···누가 되든 의정갈등 이어질듯 

현재 회장 후보 물망에 오른 유력 후보들 모두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강경파로 분류되고 있다. 정 후보를 제외한 4인은 전원 의협 비대위에서 위원장 및 위원을 맡고 있다. 실질적으로 비대위 회무에 관여하고 높은 수위의 대정부 비판 발언을 쏟고 있는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후보는 연일 경찰에 출석하며 조사를 받고 있다. 

박명하 후보가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의사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배정 발표가 있자, 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는 비현실적인 정책을 군사정권처럼 밀어붙이지만 불가역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건 대한민국 의료"라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최악의 상황과 책임은 모두 정부에게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박명하 후보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며 "오늘 만약 무조건적으로 배정까지 발표를 한다면 의료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최종적으로 국민들이 올바르게 판단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주수호 후보도 같은 날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오늘부터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갈 것"이라고 강경발언을 내놨다.

임현택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우리 14만 의사들은 싸울 것이다. 마지막 한 명까지"라고 강조했다.

비록 정부가 의대정원 배정을 발표했지만 의료계 내부 의견을 들어보면 아직 사태가 종결되지 않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배정 발표가 고등교육법에 위배됐기 때문에 행정소송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전국 33개 의대 교수들은 지난 5일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처분 및 후속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의료계 관계자 D씨는 "고등교육법 34조의5에 따르면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은 해당 입학연도로부터 1년 10개월 전까지 변경해야하고, 공표된 계획이 변경돼서도 안된다"면서 "최종 판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다. 새로운 의협 집행부의 투쟁 동력은 여전히 작동 중"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강경 기조가 갑자기 타협으로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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