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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할 수도, 안 할 수도...이종섭 귀국에 공수처 '난감'

기사등록 : 2024-03-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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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큰 수사 진척 없어
이 대사 소환 시 '혐의 입증' 어렵다는 분석
소환 않는 경우 시 '지연 수사' 등 비판 전망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인물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귀국하면서 본인의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고 싶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다만 이 대사를 소환조사할 준비가 되지 않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난감해진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과 만나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려 다시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체류 기간 공수처 일정 조율이 잘 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종도=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03.21 leehs@newspim.com

이 대사가 귀국한 것은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사는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으며,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총선 무렵까지 국내에 머무르고 일정에 따라 5월까지도 국내 체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사가 직접 공수처에 소환 조사를 요청하긴 했으나, 법조계 안팎에선 이 대사의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공수처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가 아직 이 대사를 소환조사할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공수처가 이 대사를 소환하지 않을 경우 '수사 지연'은 물론 공수처의 수사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가 이 대사 사건을 접수한 것은 지난 9월이다. 약 6개월간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공수처 수사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 아랫선까지 진행되지도 못한 상황이다.

공수처는 여전히 지난 1월 김 사령관과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조사 등을 거친 뒤 아랫선부터 윗선으로 올라가야 하는 데 아랫선 조사에서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최근 검찰에선 이같은 사건을 수사할 때 예전과 달리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수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공수처 수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때, 이 대사까지 도달하기엔 수사가 아직 한참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같은 이유로 공수처가 이 대사를 소환해도 문제다. 공수처가 이 대사를 추가 소환한다면 지난 7일에 이어 두 차례 조사하는 것인데, 현재 수사 진행 정도를 볼 때 이 대사의 혐의를 특정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공수처가 아랫선 조사를 건너뛰고 이 대사를 두 차례 소환조사했음에도 그의 혐의를 특정하지 못한다면, 결국 수사력 부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모양새가 된다. 여기에 그동안 공수처가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남은 수사 동력도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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