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로 의사를 유입하기 위해 총 17개 분야에서 수가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저출산으로 인해 저수익이 나타나는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소아청소년과, 분만, 외과 등 필수의료과는 업무 난이도가 높은 반면 수익이 낮아 의사들이 기피한다. 반면 국민에게 꼭 필요한 분야다. 정부는 의사들이 필수의료 과에 지원하도록 공정한 수가체계를 보상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 17개 필수의료 수가 과제 추진…소아·분만 분야에 3조 투입
수가는 의료행위의 대가로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병·의원에 지불하는 보상이다. 정부는 그동안 처치를 하거나 수술을 할 때마다 보상하는 '행위별 수가 체계'를 운영했다.
의료계는 그동안 '행위별 수가 체계'가 수술의 난이도 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의사들이 보상 수준이 높은 성형외과 등으로 빠지자 이른바 '소아과 오픈런' ,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나타난다.
정부는 필수의료과에 의사를 유입하기위해 수가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우선 복지부는 국민이 가까운 곳에서 한 번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중증·응급 보상 확대'를 실시한다. '중증·응급 보상 확대'는 병원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24시간 내 최종 치료할 경우 가산을 확대하는 제도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적자에 대한 고민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건강보험 손실을 정부가 사후에 보전하는 사업이다. 현재 14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중 13개가 참여하고 있다. 또 고평가된 영상·검사 분야에 비해 저평가된 수술·입원·처치료에 수가를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9일 '대기시간 추가 보상 방안'도 밝혔다. 응급 수술 시 의료진이 수술 준비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에 대해 보상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방안을 마련한다.
소아청소년과 수요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월부터 분만 분야에 대한 지역, 안전 수가를 보상하고 있다. 그 결과 80만원 정도였던 분만 수가는 256만원으로 3배 인상됐다. 또 신생아 입원에 대한 보상도 강화하고 있다. 만 1세 미만 신생아가 입원할 경우 병원에 주는 가산을 30%에서 50%로 확대해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소아 환자와 부모에 대한 지원도 마련하고 있다. 복지부는 재택치료 중인 중증 소아에 대한 돌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호자 없는 단기 입원 진료를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소아 환자와 부모와 충분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소아 일차의료 지원 강화 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필수의료 유지를 위해 병원 간 협력도 지원한다. 의료기관끼리 협력할 경우 수가를 지원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을 추가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2월부터 '중증·응급 심뇌혈관 진료 협력 네트워크 사업'에 총 65개 기관과 1317 전문의가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에 따라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최대 4억 5000만원, 참여병원은 최대 2억 6000만원, 인적 네트워크는 최대 2억 7400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과 '소아진료 진료 협력체계 시범 사업'은 아직 시행하지 못했다.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은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권역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내 필수의료 협력 체계를 구성할 경우 보상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국민은 빨리 질 좋은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소아진료 진료 협력체계 시범 사업'는 상반기 내 시작할 예정이다. 기관 간 협력 진료에 대한 보상과 추가적인 수가 신설 등을 마련하고 있다.
◆ 의료계 "17개 과제 중 소아 일차의료 지원 강화 사업 행정 부담 낮춰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17개 과제 중 '어린이 공공전문 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과 '소아 일차의료 지원 강화 사업'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공공전문 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은 정부가 건강보험 손실을 사후에 보전하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을 유지하기 마련한 제도다. 임 회장은 손실을 보전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임 회장은 "적자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적자를 보전하는 수준은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의사에 장점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만 5∼11세 소아·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31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2022.03.31 photo@newspim.com |
임 회장이 이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꼽은 사업은 '소아 일차의료 지원강화 사업'이다. '소아 일차의료 지원강화 사업'은 부모가 자녀에 대해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하기위해 마련한 제도다.
임 회장은 "정부의 취지는 좋지만 부모의 개인 동의를 받아야 하고 심사평가원에 청구를 하려면 의사가 상세한 내용을 기록하고 제출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행정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의료개혁의 성공은 건강보험의 공정한 보상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보상이 결정되는 대로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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