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및 방화 테러 희생자 수가 13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하며 공격 수위를 높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발생한 공연장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총 137명, 부상자는 15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IS 전투원들이) 수백명을 죽이거나 살해하고 해당 장소를 크게 파괴한 뒤 무사히 기지로 철수했다"고 밝히며 이번 테러 배후임을 직접 인정했다.
미국 역시 ISIS-K가 배후인 것을 즉각 공식 확인하면서, 이들이 러시아에서 테러를 준비 중이란 정보를 3월 초부터 입수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테러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25 kwonjiun@newspim.com |
하지만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은 이번 테러 핵심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면서 우크라이나 배후설에 힘을 실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총기 테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푸틴과 다른 인간쓰레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테러 참사 하루 뒤 크름반도 남부 세바스토폴 항구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러시아 방공 시스템이 미사일 공격 10발 이상을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서부 도시 르비우에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해 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29발 중 18발과 공격용 드론 28대 중 25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CNN 등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 정부는 24일 러시아가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잠시 폴란드 영공을 침범해 39초 동안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주민과 영토에 대한 테러 공격을 중단하고, 전쟁을 끝내고, 국가 내부 문제를 처리할 것"을 러시아에 촉구했다.
폴란드 정부는 모스크바 테러 사태가 폴란드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면서 유럽연합(EU) 및 나토 국가들의 동부 국경 지대에 배치한 군 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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