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인수주관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의 다른 인수 후보들은 유력한 인수 후보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했다. 선정 이후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화물기. [사진=제주항공] |
제주항공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적격 인수 후보(숏리스트) 선정사 가운데 가장 늦게 주관사를 꾸렸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삼정 KPMG, 에어인천은 EY한영, 이스타항공은 삼일PwC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일찌감치 인수를 위해 움직인 바 있다.
제주항공이 이번 인수전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이유는 모기업인 애경그룹 내부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애경그룹은 최근 계열사 자금 지원을 위해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3000억원 상당을 조달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현실적으로 모기업의 도움 없이 인수 완주가 힘들고, 모기업은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 인수전 참여에 적극적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완주를 못 마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내부에서 기류가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화물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것은 사업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특히 화물 같은 비여객 사업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 여객사업은 국제유가, 환율 등에 큰 영향을 받지만 화물사업은 비교적 덜하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사업 다각화 기회로 보고 사모펀드(PE)와 컨소시엄 역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 적극적인 경쟁 움직임에 입찰 나선 나머지 LCC들(에어프레미아, 이스타, 에어인천)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물사업 경험도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화물기 2대를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기 11대 중 노후화로 절반가량을 처분한다 하더라도 최소 5대의 화물기가 추가로 생긴다. 이는 화물사업의 공격적 확장이 가능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화물사업을 하고 있는 제주항공 입장에서 시장에 나온 매물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재 인수 후보 가운데 회사 규모,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제주항공이 가장 유력한 건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격납고, 조업 인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이번 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상에는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 등이 제외된 상태다. 아시아나 화물기 대부분이 노후화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항공기 정비와 점검을 실시하는 장소인 격납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조업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제주항공의 경우 지상조업 자회사 제이에이에스(JAS)가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모든 딜이 그렇지만 특히 이번 딜은 인수 이후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며 "격납고, 조업 인력 부재의 산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 합리적 해법을 제시하는 곳이 조금 더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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