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샌디에이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톱타자 이정후가 타석에 서면 내야수들의 위치를 오른쪽으로 옮기는 수비 시프트를 지시했다. 이정후가 전형적인 왼손 풀히터라는 판단을 한 듯했다. 이에 따라 유격수 김하성은 2루 베이스 근처까지 이동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뭔가 잘못됐다는 듯 연신 고개를 갸웃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여러 번 잡혔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빅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신고하며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1회초 샌프란시스코 톱타자로 이정후가 샌디에이고 선발 조 머스그로브의 2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총알같이 빠지는 안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2024.03.30 zangpabo@newspim.com |
이정후는 30일(한국 시간) 샌디에이고와 원정 2차전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데뷔전 3타수 1안타 1타점에 이어 2경기에서 8타수 3안타(타율 0.375) 2타점. 지난해 말 샌디에이고에서 이적한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정후는 1회초 샌디에이고 선발 조 머스그로브의 2구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중견수 앞으로 총알같이 빠져나가는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2루쪽으로 이동한 김하성이 잡기엔 너무 빠른 타구였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3-0으로 앞선 4회초 1사 1, 2루에선 머스그로브의 직구를 결대로 밀어 쳐 중견수 앞으로 가는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김하성이 원래 포지션을 지켰더라면 병살로 처리할 수도 있는 타구였다.
반면 김하성은 2-4로 뒤진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이정후에게 잡혔다. 이정후는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해 있어 김하성의 안타성 타구를 손쉽게 잡을 수 있었다.
김하성은 너무 아쉬운 듯 헬멧을 벗어 땅에 내리쳤다. 경기가 끝난 뒤 김하성은 "정후가 잡아서 아쉽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며 "내가 안타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약간 타이밍이 늦어서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4회말 좌익수 앞 안타, 9회 선두 타자로 나가 중전 안타를 쳐내며 역시 멀티히트를 기록, 시즌 타율을 0.214(14타수 3안타)로 끌어올렸다.
한국인 타자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두 팀의 3차전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오전 8시 15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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