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최근 수명을 다한 태양광발전소가 점차 늘어나면서 폐태양광 패널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을 적극 독려해야 할 환경부는 전년도 실적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를 목표로 내걸고 있어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환경부, 올해 재활용 목표 212톤…작년 실적의 30% 수준
2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량은 688톤으로 집계됐다. 환경부가 목표로 제시한 회수의무량(159톤)을 4배 이상 웃도는 실적이다.
정부는 태양광 폐패널 생산자에게 일정량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2027년을 기점으로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 급증이 전망돼 패널 관리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패널 회수의무량 159톤은 규정에 따라 당시 기준 최근 3년(2020~2022년) 폐패널 발생량 평균값인 149.4톤에 조정계수(0.25) 등을 반영해 결정됐다. 환경부는 처음 시행되는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목표치를 일부러 낮춘 적은 없다고 밝혔다.
향후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환경부와 국무조정실의 2022~2023년 보도자료에 인용된 폐패널 발생예상량은 2023년 988톤, 2025년 1223톤, 2027년 2645톤, 2029년 6796톤, 2032년 9632톤 등이었다(그래프 참고).
일각에서는 폐패널량 증가 추이에 맞춰 회수의무량을 적극적으로 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기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다른 폐기물들은 목표 달성률 100%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활용이) 유인되지 않고 (목표 달성이) 너무 쉬우면 정책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규정 따라 올해 목표 설정…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지적
앞으로 폐패널 발생량의 지속 증가가 예상되지만, 회수의무량이 적정 수준으로 결정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올해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의무량은 212톤으로 정해졌다. 재활용 산정기준에 따라 2021~2023년 폐패널 발생량 평균값인 207.8톤에 올해 조정계수(0.2) 등이 반영됐다.
이번 의무량은 지난해 목표 대비 53톤이 늘었지만, 688톤을 기록한 실제 재활용량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이 상향했다"며 "산정기준에 따라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의무량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제도 시행 5~6년 차에 접어들어 관련 통계가 어느 정도 나온 상황에서는 (재활용 의무량 산정 관련) 규정을 검토해 볼 만할 것"이라면서 "시행 2년 차에 법을 개정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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