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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용해 의대증원 '백지화'…국민에 죄 짓지 말아야

기사등록 : 2024-04-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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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담화에 정책실장까지 나서 대화 촉구했으나
총선 낙선운동 주장한 차기 의협회장 "입장 없다"
민주당 "난파정권" 비난하며 자당 후보 '방탄용'으로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2000명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더 합리적인 방안이 있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이전보다 진전된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달 반 가까이 이어진 의사 집단행동은 총선 이후까지 장기화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의대증원·의료개혁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4.01 photo@newspim.com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담화 후 윤 대통령이 제안한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불참의사를 밝혔고 "기대를 했던 만큼 더 많이 실망하게 된 담화문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담화문에 담긴 다른 내용들에 대해서는 이미 반박했던 것이라며 "추가 반박할 이유가 없다"며 벽을 쳤다.

여기다 이날 저녁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까지 나서 "2000명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다"며 의대 정원확대 문제에 대한 유연한 입장을 밝히면서 대화를 촉구했지만 의사단체들의 입장 변화는 2일 현재까지 없다. 

의사단체의 입장이 변함이 없고 단체행동이 지속됨에 따라  이에 따른 보건의료 공백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1일부터 전공의들의 업무 공백 장기화로 한계에 부딪혔다며 근무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축소했다. 특히 의료 공백 장기화로 이미 기능을 축소한 대형 병원 응급실마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당장 지난달 30일 충북 보은에서 물웅덩이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33개월 아이가 상급 종합병원 이송을 거부당해 숨졌던 것과 같은 일이 더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국회의원 총선거와 맞물리면서 봉합보다는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의사단체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선거운동 기간 '정권심판' 구도로 확대하면서 의대증원 '백지화'를 시도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불과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 차기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오히려 '의대 정원 500∼1000명 감축' 과 '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을 내걸었다. 여기다 당선인이 된 후 4.10 선거에서 낙선운동, 총파업 등을 언급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의협 비대위가 "정부와의 대화 여부는 비대위가 결정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는 대통령 담화 후에도 "입장이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며 정부측과 대화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결국 총선 후 그가 임기를 시작하는 5월 1일 이후부터는 의협의 투쟁 강도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다 사회적 갈등 중재에 나서야 하는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의정 갈등'에 따른 목전의 총선 선거운동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난파정권의 조짐"이라며 비난하며 자당 후보의 부동산 '편법대출' 문제에 쏠린 여론을 돌리는 '방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민주 정치에서 정당은 사회 각 분야의 갈등과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안을 도출해 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민주당은 의정갈등이 본격화하고 선거운동인 본격화된 지난 2월 이후 의대증원 문제에 대해 별다른 조정방안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한발 비껴서 있었을 뿐이다.     

ojh11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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