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올 들어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 홍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가전시장 수요가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와 다르게 수요 개선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쪼그라든 시장 파이를 두고 양 사가 제품 홍보에 보다 더 힘을 싣는 모습이다.
3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4년형 비스포크 AI 제품군을 기자들 앞에서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를 비롯해 '비스포크 AI 인덕션', 세탁기와 건조기가 한 제품으로 완성된 '비스포크 AI 콤보' 등을 선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삼성전자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가 3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한종희 대표이사-DX부문장이 비스포크 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04.03 leemario@newspim.com |
이에 LG전자는 AI가전 관련 자료를 내며 "공감 지능의 AI 가전을 위한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라인업과 적용 제품을 대폭 확대했다"면서 삼성전자 AI 가전 홍보에 견제구를 날렸다. 이 같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사를 향한 날 선 제품 홍보는 올 들어 점점 더 가열되고 있다.
지난 2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에 올인원 세탁건조기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대해 출시 3일만에 판매량 1000대 돌파, 12일 만에 누적 판매 3000대 돌파 등과 같은 자료를 통해 제품 판매 실적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며 새로운 제품에 대한 승기 잡기에 나섰다.
양사는 또 올레드TV 시장을 두고서도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지난달 13일 열린 삼성전자 열린TV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디스커버2024'에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77인치 이상 초대형(OLED)에서 이미 경쟁사(LG전자)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 2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총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LG전자] |
이에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올레드TV의 차별점 전략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올레드TV는 지난 11년 동안 저희가 글로벌 넘버 원이고, 시장 점유율도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경쟁사(삼성전자)가 10년 동안 저희 올레드에 대해 많은 비방을 하고 안하겠다고 하다가 결국 들어왔는데, 저희는 이를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회복되지 못한 글로벌 가전시장과 맥이 닿아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가전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 올해부턴 가전시장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여전히 시장 회복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TV와 가전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2% 하락했다. 수량 기준으론 전년 대비 17% 줄었다. 이혜원 Gfk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도 식료품의 가격이 크게 뛰어오르며 빠른 물가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가전시장을 향하는 소비자의 수요는 올해도 계속 위협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전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꺼진 상황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선 정해진 시장 파이를 두고 뺏고 뺏기는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 기술 개발 속도는 양 사가 비슷하게 가고 있다"면서 "다른 점은 올 들어 양사 모두 가전제품에 AI 적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AI 연결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면 LG전자는 AI의 공감지능 부분을 더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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