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는 첫 반도체 공장 투자지로 인디애나주를 낙점했다. 당초 업계에선 TSMC가 애리조나에 2개의 첨단 제조 공장(파운드리)을 건설하고 있어 SK하이닉스 역시 애리조나에 공장을 지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을 뒤엎고 인디애나주로 투자지를 확정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약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다.
SK하이닉스 CI.[사진=뉴스핌DB] |
SK하이닉스 측은 인디애나주 선정 이유에 대해 "주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물론, 지역 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가 풍부하다"면서 "반도체 등 첨단 공학 연구로 유명한 퍼듀대가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인디애나주는 미국 내 사업하기 좋은 주 중 상위에 오를 만큼 교통과 세금, 노동 관련 유리한 사업 환경을 가지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인디애나주는 교통 측면에서 동서를 잇는 물류 중심지로 12시간 내 미국 내륙의 70%에 달하는 면적으로 물류 운송이 가능하다.
또 미국 세금재단 'Tax Foundation'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디애나주는 법인세가 없는 6개 주(네바다, 오하이오, 사우스다코타, 텍사스, 워싱턴, 와이오밍)을 제외한 44개 주 중 6번째로 낮은 법인세를 적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연구·개발과 관련해 협력하겠다고 밝힌 퍼듀(Purdue)대학교는 다수의 스타트업, 글로벌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 기술 개발 및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대학이다.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 반도체 공장 투자를 확정하며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반도체 보조금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에 반도체 보조금 신청서도 이미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현재 아시아가 중심이 되고 있는 반도체 생산기지를 자국 내로 흡수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통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미국 정부가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지으려고 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크게 웨이퍼를 제조하고 노광, 식각, 증착 등을 통해 웨이퍼에 회로 터널을 새기는 '전공정'과 검사 및 패키징을 포함한 '후공정'으로 나뉜다. 그동안 기업들은 초미세 공정 실현을 위한 전공정 단계 기술 혁신에 주력해왔다.
반면 최근엔 반도체의 미세화, 고집적화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르며 전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후공정 패키징 기술 혁신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과학법의 일환으로 총 3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어드밴스드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NAPMP·National Advanced Packaging Manufacturing Program)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결정이 언제 발표될 진 알 수 없다"면서 "어드밴스드 패키징은 현재 이천에서 하고 있는데, 이 공정을 미국으로 옮긴다는 개념이 아니라 추가로 미국에 건설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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