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지역 전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내 기업 수출 회복에 대한 위기감도 확대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이란은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영토에 직접 공격을 감행하며 국제유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 공격에 앞서 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무력 충돌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으로 공격하자 이스라엘군의 대공 미사일 체계가 14일(현지시간) 대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4.15 wonjc6@newspim.com |
현재 유가 변동의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되는 것은 이란과 오만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 통로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일각에선 이 해협을 이란이 봉쇄하고 나선다면 1973년 오일쇼크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최악의 상황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던지,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뛸 경우 수입 원자재 가격이 들썩일 수 있다"면서 "하반기가 되면 금리가 인하되고 IT 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됐는데 물가 불안,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기업에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배럴당(WTI유 기준) 70달러 수준으로 안정됐던 국제유가는 올 들어 중동 내 분쟁이 확산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다시 올라가고 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0.64달러(0.75%) 상승한 85.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또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0.71달러(0.8%) 오른 90.45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두바이유 가격은 0.43달러(0.48%) 오른 90.22달러로 마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동 리스크는 국내 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 물가가 안정화되는 수준이 느려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유가가 올라 물류비가 상승하면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에 부정적인 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중동 지역 내 긴장이 장기화 될 경우 가전과 석유화학 배터리 등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이집트 및 동유럽 내 생산 공장에 대한 부품 공급 비용이 상승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중남미팀 전문연구원은 "현재로선 중동지역 확전 가능성은 낮고, 중동 지역내 긴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미 홍해 물류가 막혀 이집트나 동유럽으로 가는 가전, 석유화학, 배터리 제조기업 물류 조달 비용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중동지역의 긴장이 심화될 경우 우리나라 산업적 부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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