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중공업·HD현대미포조선 등 HD현대그룹 조선 3사가 연이은 대형 수주를 달성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 리스크는 실적 호조 흐름의 변수다. HD현대 조선 3사 노조는 정년연장 문제를 중심으로 공동 교섭을 주장하고 나섰다.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조선3사 노조는 전날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찾아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공동요구안을 전달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
◆조선업 순풍…연간 수주 목표 달성 가까워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누계 기준) 43억6200만달러의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5.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조선은 68.3% 증가한 24억6500만달러, 해양·플랜트는 6758.8% 뛴 11억6600만달러, 엔진기계는 36.9% 줄어든 7억3100만달러 등이다.
HD현대미포조선은 올 1분기 기준 25억59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180.59% 상승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수주 목표인 31억달러의 87.3%를 이미 달성했다. HD현대미포는 HD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 중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홀로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토대로 포트폴리오 개선과 생산 비용 안정화가 하반기부터는 결실을 거둘 것으로 관찰된다.
HD현대삼호중공업은 30억97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 대비는 37.35% 하락했지만 연간 목표액 32억 달러는 거의 달성한 상태다.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연간 목표액(135억달러)의 73%를 잠정 달성했다. 조선업계의 강화된 환경 규제에 따라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 운반선과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의 수주 확보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조선업 호황기를 맞이해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그룹 비전과 정체성을 일치시키기로 하는 등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조선3사 노조가 전달한 공동 요구안.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
◆조선 3사 노조 "정년 연장" VS 사측 "특수성 고려 안 한 공동 교섭"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뒤이어 떠오른 임단협은 실적 호황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수주 잔고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임단협이 길어지면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조선3사 노조는 전날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찾아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공동요구안을 전달했다.
올해 조선3사 노조의 공동 요구안은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기 등이 핵심이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내며 이어 "조선업 불황기가 지나갔지만 HD현대는 그동안 고통을 감내하고 열심히 일해 온 노동자들의 희생을 모른 척하고 이윤 추구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희망퇴직으로 떠나갔던 동료들은 돌아오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를 대규모로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동 요구안의 핵심은 정년 연장으로 현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지급 시기인 65세까지 늘려 조선소의 인력 부족 문제와 외국인 노동자 고용 개선을 이루자는 것이다. 지난 임단협에서 노사는 지난 2012년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며 생산직은 59세부터 사무직은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사측은 "회사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동 교섭은 각자의 근로자들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개별 교섭을 원하고 있다. 법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동 교섭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태도는 유지했다. 노조는 이달 26일까지 HD현대의 입장을 통보해 달라 고지했다.
업계에선 HD현대중공업의 행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임금 협상 중에도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지난해 말에 강성 집행부가 새로 당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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