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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이정후, 첫 오라클 파크 홈런... 2안타 2타점 2득점 '펄펄'

기사등록 : 2024-04-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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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호... SF선수 시즌 첫 홈구장 오른쪽 담장 넘겨
한국인 빅리거 데뷔 시즌 최장 11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잠시 쉬었던 '바람의 손자'가 다시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이정후는 휴식을 위해 결장한 다음날인 21일(한국시간)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MLB 애리조나와 홈경기 1회말 첫 타석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2호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 홈런 이후 22일 만이다.

이날 이정후는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최고 활약으로 샌프란스코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타율 0.289(83타수 24안타), 2홈런, 7타점, 11득점, 출루율 0.330, 장타율 0.398, OPS 0.728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0승12패로 애리조나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공동 3위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이정후가 21일 열린 MLB 애리조나와 홈경기 1회말 타석에서 홈런을 치고 홈을 향해 뛰고 있다. 2024.4.21 psoq1337@newspim.com

이정후는 이날 2안타를 보태며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가 갖고 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데뷔 시즌 최장 10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2호 홈런은 이정후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자신의 첫 오라클 파크 홈런이자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올 시즌 오라클 파크 오른쪽 담장을 넘긴 첫 홈런이다. 전날 1-17 시즌 최다 실점 패배를 안긴 애리조나와 경기 1회말 리드오프로 나서 날린 커다란 아치였다. 게다가 애리조나 에이스 잭 갈렌을 상대로 뺏은 홈런이다. 갈렌은 지난해 34경기 17승 9패 평균자책점 3.47, 210이닝 220탈삼진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오른 애리조나의 에이스다.

이정후는 팀이 0-1로 뒤진 1회말 갈렌의 바깥쪽 높게 들어오는 초구 포심 패스트볼(시속 93.7마일)을 미동도 않고 지켜봤다. 2구째 같은 높이 스트라이크 존에 포심 패스트볼(시속 92.8마일)이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휘둘렀다. 타구는 시속 98.4마일(약 158.4㎞), 발사각 29도, 비거리 364피트(약 111m)로 날아갔다.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홈런이 우리 타선에 불을 붙여 오늘 엄청난 승리가 시작됐다"고 평했다.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3-3 동점이던 4회말 1사 1루에서는 잘 맞은 107마일짜리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중견수로 향해 잡혔다. 5-3으로 앞선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빠른 발로 병살타를 면했다.

8회말 마지막 타석은 홈런보다 더 볼 만했다. 이정후는 놀라운 배트 컨트롤을 보여주며 일본인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소환했다. 1사 2루에서 우완 불펜 미구엘 카스트로와 9구까지 가는 대결 끝에 핫코너를 지나가는 2루타(시즌 3호)를 때렸다. 이정후가 한 경기에서 장타 2개를 날린 건 MLB 데뷔후 처음이다.

이정후는 1B 2S에서 몸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몸을 피하면서 파울 4개를 연속해 걷어내는 묘기에 가까운 타격기술을 보였다. 현장 중계진은 이치로를 언급하며 이정후의 컨택트 능력에 놀라워했다. 채프먼의 내야 안타로 3루까지 간 이정후는 후속 마이클 콘포토의 우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샌프란시스코는 7-3으로 달아났다.

이정후가 이날 기록한 홈런은 이정후가 꿈꾸던 '스플래시 히트'는 되지 못했다. '스플래시 히트'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 맥코비 만 바다에 떨어지는 초대형 홈런을 말한다.

오라클 파크의 오른쪽 폴까지의 거리는 94m로 짧다. 하지만 7미터가 넘는 높은 담장에 맥코비 만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홈런을 막아 '스플래시 히트'를 쳐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우타자가 밀어쳐 '스플래시 히트'를 만들기는 무척 어렵다. 많은 팬들은 이 귀한 '스플래시 히트' 공을 얻기 위해 경기 중 카누 또는 요트를 타고 대형 홈런을 기다린다.

'스플래시 히트'를 기다리는 야구팬들. [사진 = 게티이미지]

'스플래시 히트'는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때렸을 때만 붙는 이름이다. 지금까지 맥코비 만 바다에 떨어진 홈런은 2000년 개장 이후 163개가 나왔으나 103개만이 '스플래시 히트'로 인정됐다. 이날 혼자 4타수 4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친 패트릭 베일리가 5회말 103호 '스플래시 히트'를 기록했다. 베일리는 애리조나 선발 갤런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 밖 매코비 만으로 공을 날려보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플래시 히트를 가장 많이 때린 선수는 35개의 배리 본즈다.

상대 팀 선수가 치면 그저 '매코비 만에 빠진 홈런'으로 부른다. 한국 선수 중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2020년 8월 3일, 최희섭이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인 2004년 5월 1일 '매코비 만에 빠진 홈런'을 쳐냈다.

psoq133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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