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체코의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자가 오는 6월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정부와 한수원, 그리고 원전업계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체코 원전은 수주에 성공할 시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성과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모인다. 아울러 유럽시장으로의 첫 진출을 발판 삼아 차후 원전 수출을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부터 26일까지 3일간 체코를 방문해 원전을 비롯한 첨단산업·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안덕근 장관은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두 차례 체코를 방문했었지만, 이번에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체코를 다시 찾게 됐다. 3일간 체코에서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과 즈비넥 스타뉴라 재무부 장관 등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체코는 'V4'로 불리는 중부 유럽 비셰그라드 그룹(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국가 중 핵심적인 협력 파트너로 꼽힌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약 44억달러를 기록했다. 내년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있다.
특히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 입찰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체코 원전은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각 원전 2기씩 총 4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 체코 정부가 원전 1기에서 4기로 계획을 바꾸며 수정 입찰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했고, 한수원과 EDF가 양자 대결을 펼치게 됐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지난 2009년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원전 세일즈를 달성하게 된다. 현재 한수원 등 원전 관련 업계들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체코와 폴란드를 비롯해 동유럽권 다수의 국가에서 맞춤형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으로, 체코 원전 수출을 계기 삼아 우리 원전에 대한 신뢰성을 더욱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오는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도 성공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0.07.14 dream@newspim.com |
안덕근 장관은 체코 일정 동안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한수원이 원전 노형에 자사 기술을 활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을 매듭짓기 위한 협의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을 통해 양국은 상호 교역·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양해각서인 '한-체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문안에 합의할 에정이다. 또 안덕근 장관은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경제 법안들과 관련한 기업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체코 현지에서의 비즈니스 애로사항를 점검할 계획이다.
안덕근 장관은 "체코는 V4 의장국으로서 올해는 양국 간 긴밀한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특히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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