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의혹의 키맨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두 차례에 걸쳐 소환조사했다.
포렌식 절차 마무리 후 최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공수처는 유 관리관에 이어 나머지 피의자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30일 유 관리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일반적으로 보면 그렇게 예상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영장을 검토하거나 하는 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사건 관계인이 많고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전체적인 조사와 본인의 진술을 보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 관리관에 대한 추가 소환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과천=뉴스핌] 이호형 기자 =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오전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환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4.26 leemario@newspim.com |
유 관리관은 지난해 7월 31일~8월 1일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전화해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자 적시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시하고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자료를 회수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국방부 감찰단이 경북청으로부터 수사 결과를 회수한 날 유 관리관이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는 윗선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도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 26일과 전날 유 관리관을 두 차례에 걸쳐 소환했고, 각각 14시간, 13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본인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에 대한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나머지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앞서 공수처도 "수사상 필요에 따라 김 사령관을 포함한 많은 사건 관계인과 출석 문제를 조율 협의해 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관리관 조사 이후 다음 조사가 유력한 인물로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공수처는 이르면 이번 주 김 사령관과 박 전 직무대리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공수처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최종 윗선까지 수사를 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전 공수처를 찾아 이 비서관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내달 2일 채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민주당은 수사 연속성을 위해 이 비서관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공수처에 수사 촉구서를 접수하고 "어떠한 경위로 (유 관리관에 대한) 전화가 이뤄졌는지, 누구의 지시였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이 비서관이 현직에 있기 때문에 만약 마음 먹는다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증거인멸을 할 수 있어서 수사를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서 관련 특검법이 추진되더라도 수사 착수까지 몇 개월이 더 소요될 예정"이라며 "증거인멸, 영향력 행사 등 문제를 사전 차단하면서 공백없는 수사가 이뤄지려면 공수처가 특검 수사가 될 때까지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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