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선거관리위원회 조직 전반에 걸쳐 채용, 인사, 복무 등 관계 법규를 무시하거나 용인하는 행태가 관행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선거관리위원회 내부에 부정 채용이 만연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중앙 및 8개 시도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들은 형법상 직권남용,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증거인멸과 청탁금지법·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선관위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채용 담당자들은 각종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선거철 경력경쟁채용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 공무원으로 입직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했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 [사진=뉴스핌DB] |
직원 자녀만 비공개 채용, 친분이 있는 내부 위원으로만 시험 위원 구성, 면접 점수 조작·변조, 법령상 필요한 지자체장의 전출 동의 요건을 고의로 무시하거나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위법·편법이 동원됐다.
아울러 그간 국회 등에 허위 답변·자료제출로 대응하거나, 자체 점검을 증거인멸의 기회로 활용한 사례도 확인했다.
감사원은 선관위 채용 외 조직·인사 분야에서도 심각한 복무 기강 해이, 고위직 늘리기를 위한 방만한 인사운영, 편법적 조직운영, 유명무실한 내부통제 운영 등의 실태를 확인해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감사원은 감사위원 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신속히 최종 감사결과를 확정·조치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시 선관위 사무국장이 셀프결재를 이용해 같은 진단서를 반복 사용하거나 허위병가를 스스로 결재하는 등 8년간 약 100여 일 무단결근과 허위병가 80여 일 사용 등으로 70여 차례, 약 170일 이상 무단으로 해외여행한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은 "청탁 등을 받은 선관위 채용담당자들은 다양한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직원 자녀를 합격 처리했다"며 "이로 인해 채용기회를 얻지 못한 일반 응시자 등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공직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5월 자체 특별 감사에 따라 전 사무총장과 차장 등 4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고, 9월에는 국가권익위원회 고발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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