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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바이든 "표현 자유 있어도 폭력은 안돼"...대학가 시위로 美 몸살

기사등록 : 2024-05-0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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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회견 "권위주의 국가 아니지만 질서 필요"
이스라엘 지원과 젊은 지지층 반전 시위에 딜레마
트럼프는 "바이든 어디에도 없다" 공세
美 UCLA 경찰 투입 강제해산...검거 2000명 넘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전국 대학가로 확산되며 격화되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에 대해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폭력 시위는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이날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대규모 경찰 병력이 투입돼 농성 중이던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등 친 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 바이든 "시위 자유는 있지만 혼란 야기는 안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유롭게 시위할 권리는 있지만 혼란을 야기할 권리는 없다"며 대학가의 반전 시위가 폭력을 앞세워 과격해지는 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물을 파괴하는 것은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다. 그것은 법에 어긋난다"면서 "공공 기물 파손, 무단 침입, 창문 깨기, 캠퍼스 폐쇄, 수업 및 졸업 취소 강요 등 이 중 어느 것도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학가 친 팔레스타인 전쟁 반대 시위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턴 뉴스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비판론자들을 침묵시키거나 반대 의견을 억누르는 권위주의 국가가 아니지만 "질서가 승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대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이지만 반대가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부정하거나 무질서하게 만들어 학생들이 학기와 대학 교육을 마칠 수 없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밖에 "반유대주의든 이슬람 혐오든 아랍계 미국인이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이 됐든 혐오 발언이나 어떤 종류의 폭력도 미국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 같은 행위는 미국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대학가의 시위로 인해 중동 정책을 재검토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대학가 시위 진압과 질서 회복을 위해 주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미 전역의 대학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들은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과 대학 재단의 관련 기업 투자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 사태 이득 보려는 세력있다"...트럼프의 정치공세에 일침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학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요구하면서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겨냥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이런 시기에 항상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려고 몰려드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정치를 위한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위스콘신주 워키쇼에서의 집회에서 대학가 시위 사태와 관련, 바이든의 무능한 리더십을 질타했다.

그는 "바이든은 어디에도 없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하지만 그가 얘기를 한다고 해도 중요치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이밖에 경찰이 시위대를 즉각 해산시켜야 하며, 대학 당국도 더욱 강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지난 달 24일 컬럼비아대를 방문, 반유대 시위가 벌어진 책임을 지고  대학 총장이 사퇴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캠퍼스에 진입한 경찰이 시위대를 검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공화당 의원들은 이밖에 대학가 친 팔레스타인 농성 시위 진압을 위해서 필요할 경우 주 방위군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팔레스타인과 전쟁 반대를 요구하는 젊은 진보 지지층의 반발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학가의 시위가 점차 과격 양상을 띠면서 사회 갈등이 고조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의 정치 공세가 거세지자 바이든 대통령도 침묵을 깨고 '폭력 시위 반대'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읽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 이후에야 입장을 내놓았다는 지적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일관되게 폭력에 반대했다"면서 "그는 그 누구도 뒤따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UCLA에 경찰력 투입 강제 진압...전국 대학가 캠퍼스 확산 

로스앤젤레스 경찰당국은 이날 새벽 대규모 병력을 UCLA 캠퍼스에 투입해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텐트를 모두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농성 학생 130여명이 체포됐다. 

UCLA 교정에서는 전날 각목을 든 친 이스라엘 시위대가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하면서 양측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국 대학가로 친 팔레스타인 반전 시위가 여전히 확산되고 있고, 이들에 대한 해산 과정에서 경찰에 체포된 학생이 20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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