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100일 가까운 공백 끝에 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가 지명됐다. 판사 출신 변호사인 오동운 후보자다. 오 후보자가 공수처장 부재라는 공백기 속 뒤숭숭했던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새롭게 이끌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정인 사회부 기자 |
공수처가 직면한 최대 현안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수사다. 공수처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 측의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8개월간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다 지난달 26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불러 조사했다. 사실상 첫 주요 피의자 소환이다.
법조계에서 그간 수사 지연의 주요 요인으로 인선 차질을 꼽은 만큼, 새 공수처장 지명이 수사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 조사에 서둘러 고삐를 당기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수사력 보충도 시급하다. 2021년 출범 이후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 중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장 사건 뿐이다. 이 때문에 1기 공수처 내내 수사력 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공수처의 정상화를 위해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충원이 필수다. 오 후보자도 "수사 능력이 탁월한 인물을 차장으로 선임할 것"이라며 검사 출신 차장을 뽑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공수처가 수사의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공수처에는 현재 채상병 사건뿐만 아니라 현 정부를 겨냥한 각종 고발건들이 쌓여있다. 국민들은 공수처가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사하느냐를 지켜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공수처장 후보로 오 후보자를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 후보자 지명을 알리며 "법원에서 2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재판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고 소개했다.
오 후보자는 지명 직후 "지난 3년 동안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 잘 알고 있다"며 "공수처가 명실상부 독립적 수사기관으로서 권력기관을 견제하고 부패범죄를 일소하는 책임과 역할을 다해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3년간 기소 3건'. 공수처의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여준 저조한 성적이다. 공수처는 그간 '폐지론·무용론' 꼬리표가 따라다녀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의 말대로 2기 공수처에선 신속한 수사력을 바탕으로 성과와 그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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