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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채상병 의혹'으로 용산 겨누는 檢·공수처

기사등록 : 2024-05-0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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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명품백 의혹, 증거와 법리 따라 신속·엄정 수사"
공수처, 김계환 사령과 재소환 및 윗선 소환조사 검토 중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모두 용산을 바라보고 있다. 검찰은 총장의 지시로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본격화했고, 공수처는 최근 수사 중인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윗선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이 두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추진을 본격화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두 수사기관 모두 신속한 사건 마무리를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1월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23'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원석 검찰총장은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서울중앙지검 일선 수사팀에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할 것"이라며 "수사 경과·결과를 지켜봐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지난 2일 송경호 중앙지검장에게 주례 정기보고를 받고 김 여사 관련 사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중앙지검은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에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전담수사팀을 구성했고, 수사팀은 이르면 이번 주 참고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수사에 들어가는 검찰의 셈법은 상당히 복잡하다.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야권의 총선 대승 이후 용산과 거리두기를 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선 '보여주기식'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 총장이 후임 총장에게 부담스러운 사건을 넘기지 않고 마무리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검찰이 총선 민심을 생각하는 생색을 내고 있지만, 결국 청탁금지법에 공직자의 배우자 처벌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직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검찰이 대통령실과 등을 돌렸다고 보긴 어렵다"며 "김 여사 관련 사건이 워낙 정치적 이슈로 자주 떠오르다보니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사건을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는데, 그 총대를 이 총장이 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이며,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동안 검찰총장을 두 번 더 임명하게 된다.

이번 검찰 수사를 두고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검찰의 수사 시점때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번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사건을 배당했지만, 이후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는 등 사실상 수사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 총선에 미칠 정치적 파장을 고려했다기에도 시점이 애매하다.

[과천=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5일 새벽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치고 공수처를 나서고 있다. 2024.05.05 choipix16@newspim.com

공수처도 수사 시기만 앞당겨졌을뿐 상황은 비슷하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고발장을 접수한 뒤 지난 1월이 돼서야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에 들어갔고 이후 포렌식작업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이 사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 등과 관련해 고역을 치르기도 한 공수처는 포렌식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주요 피의자들을 연달아 소환해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소환조사한 공수처는 그에 대한 재소환 여부와 다른 피의자 조사 등을 검토 중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총장이 김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한 신속수사를 지시하고 공수처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들이 야권의 특검 논의 이후인 점을 고려했을 때, 두 수사기관 모두 결국 특검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수사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두 사건 모두 특검 도입 전 결론이 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고 특검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실제 수사가 이뤄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김 여사 사건은 비교적 단순하고, 채상병 사건은 수사가 상당히 진척된 만큼 검찰과 공수처 모두 특검 도입 전 수사를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두 사건 모두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특검이 마무리 지어준다면 좋겠지만 그만큼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라 그만큼 비판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수사 속도가 상당히 늦긴 했지만 결론을 내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연다. 질문 주제에 제한이 없는 만큼 김 여사와 채상병 사건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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