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네이버가 결국 일본 정부의 압박에 일본의 국민 소셜미디어(SNS) 라인야후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의 실적 발표자리에서 라인야후 이데자와 다케시 최고경영자(CEO)는 "대주주인 위탁처(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따라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 [사진=뉴스핌DB] |
이데자와 CEO는 이어 "대주주인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일본 정부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데자와 CEO가 말한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 종료는 지분 관계 정리를 의미한다. 이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협의 중이라고 알고 있으며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겠다"고 말을 아꼈다.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지분을 인수하는 지분 변경이 논의 중이란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이 문제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행정지도에 나섰다. 일본 정부가 사기업에 행정지도만 연이어 두 차례 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특히 총무성은 두 번째 행정지도 때 '자본 관계 재검토'를 지시했고 사실상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와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가져 갈 인지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위탁 관계 종료가 기본"이라고 반복하면서 "(네이버와는) 사업면에서도 매우 희박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탁 종료와 자본 재검토의 관계성에 대해서는 "이번 행정지도 내용은 '위탁처(네이버)와 자본적인 지배 관계에 있는데 대한 재검토'"라면서 "위탁과 자본관계, 두 가지 해결 방향성이 있다. 우리는 양 방향 모두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인 위탁을 철저히 하고, 자본 움직임은 모회사에 요청하는 양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는 어떤 대화를 하고 있으며 손회장이 얼마나 관련되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손 회장이) 매우 중대한 사태이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라는 조언을 했다"면서 "매우 강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고 강조해 말했다.
한편 라인야후는 이날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고 공시했다. '라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신 CPO는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이사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게 된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경질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인야후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신 CPO가 물러나면서 앞으로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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