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돈봉투는 당시 정치계 관행이었다"라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와의 공모 관계를 부인했다.
강 전 감사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전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1월 31일 오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4.01.31 leemario@newspim.com |
송 전 대표는 '증인과 피고인(송 전 대표)은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와 공모해 사업가 김모 씨로부터 5000만원,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공모한 사실이 있는가'라고 직접 물었고 강 전 감사는 "없다"고 답했다.
강 전 감사는 송 전 대표에 대해 "평생 5선 국회의원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자기 집이 없을 정도로 돈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청렴하다"며 "그것만큼은 많이 배웠고 그 영향으로 저도 지금까지 집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박씨,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윤관석 의원에게 300만원씩 든 국회의원 교부용 돈봉투 20개를 제공한 혐의, 지역본부장 등 선거관계자에게 50만원씩 든 돈봉투를 지급한 혐의, 이 전 부총장과 공모해 이 의원으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에게 돈을 요구한 적은 없지만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책임을 통감해 그냥 인정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 전 감사는 지역본부장 등에게 현금 봉투를 직접 건네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도 왜 지급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당내 선거였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제 불찰"이라며 "부끄럽다"고 진술했다.
그는 재판부가 '당내 선거에서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사례 표시, 교통비 정도의 소소한 금액을 주는 것이 어느 정도 관행이었느냐'고 묻자 "정치계가 그런 풍토로 돌아갔고 전체적으로 관례처럼 해 왔다"며 "어리석었지만 당시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강 전 감사는 현역 의원과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선거관계자들에게 총 9400만원이 살포되는 데 관여한 혐의와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납품 청탁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과 벌금 600만원, 추징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송 전 대표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부외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 국회의원과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등에게 금품을 살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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