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임금피크제' 적용 시 전직의 정당성을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판정이 나왔다.
중노위는 9일 K씨의 최근 판례를 들어 임금피크제 적용 시 사용자의 전직 인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위치한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고용노동부] 2022.10.26 swimming@newspim.com |
K씨는 A도서관의 전문직 사서 3급 대표도서관장으로 채용돼 일하던 중, 임금피크제 계획이 시행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용자는 임금피크제 대상에 해당하는 K씨의 임금 일부를 삭감하고 A도서관에 비해 규모가 작고 6급이 관장으로 있었던 B도서관으로 전직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됨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조치로 주 2시간의 단축근무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업무경감이 가능한 자리인 B도서관으로 근로자를 전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는 ▲전직 이외의 대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점 ▲B도서관이 A도서관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업무량이 경감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3급 대표도서관(A도서관)장을 6급이 관장으로 있었던 단위도서관(B도서관)으로 전직한 것은 경력관리 측면에서 큰 불이익인 점 ▲협의가 부족했던 점 등을 지적하며 부당전직을 인정했다.
또 노동위는 판정서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K씨에 대한 전직을 취소하고 전직으로 인한 임금차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판정했다.
임금피크제는 크게 정년을 연장하며 임금을 조정하는 '정년연장형'과 정년을 보장하며 임금을 조정하는 '정년유지형'으로 구분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정년제를 운영중인 상용 1인 이상 사업체(34만5000개소) 중 21.5% (7만4000개소)가 임금피크제를 운영 중이다.
이번 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고령사회인 우리나라 여건에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며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일환으로 업무강도가 낮은 부서로의 전직이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전직의 정당성 여부는 예외 없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태기 중노위 위원장은 "한국은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가율이 매우 높은 가운데 노동분쟁의 발생이 증가하며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여 권리구제와 공정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노위 판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당사자나 대리인이 재심판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한편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 이후 이행기간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3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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