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김기랑 기자= 올해 정부의 배당수입이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2022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2조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에너지공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3대 국책은행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 올해 정부배당금 2조원 돌파…국책은행 배당 크게 늘어
14일 기획재정부와 관련 공기업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정부 출자기관은 총 40곳이다. 이들 출자기관의 올해 정부배당금은 총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뉴스핌> 취재 결과 정부배당액 상위 8개 기관의 배당금만 총 1조 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2조4541억원) 이후 역대 두번째로 2조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지난해(1조2387억원) 대비로는 두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정부배당금은 지난 2015년 8769억원에서 2016년 1조2213억원으로 1조원대로 진입했다. 이후 2021년(1조4396억원)까지 1조원대를 유지해 오다 2022년에 사상 처음으로 2조원 돌파했다(그래프 참고).
공공기관별로 보면,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은 정부배당금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정했다. 산업은행의 정부배당금은 지난해 1647억원에서 올해 8781억원으로 433% 뛰었다.
기업은행도 같은 기간 정부배당금을 4555억원에서 4668억원으로 2.8% 늘렸고, 수출입은행은 932억원에서 1847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국책은행의 정부배당금 확대 추세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도 연관이 있다. 정부는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기업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각 등을 추진한 바 있다. 국책은행은 정부가 대주주로 있어 정부 정책과 보폭을 맞춰야 한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침에 배당 확대를 포함하기도 했다. 정부배당에 적극 협조하는 기관에는 표창 등 인센티브를 준다. 그 결과 국책은행을 제외한 주요 공기업 정부배당금도 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의 경우엔 정부배당이 지난해 641억원에서 올해 944억원으로 47.3% 증가했다. 수자원공사는 619억원에서 915억원으로 48.8% 늘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한국조폐공사의 정부배당금도 각각 53%, 58% 상승했다(아래 그래프 참고).
기재부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정부배당금을 역대 최대 규모로 의결했다"며 "덕분에 올해 배당수입은 지난해보다는 월등히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 한전·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수익성 악화에 무배당 확정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에너지공기업들은 올해도 배당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배당 방침을 확정했다.
한전은 지난해 4조56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가스공사(영업이익 1조5534억원)와 지역난방공사(영업이익 3147억원)도 지난해 회계상 흑자를 달성했지만 미수금을 감안하면 사실상 영업적자나 다름없다.
기재부는 2022년 중기배당계획안을 마련하면서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성향 목표를 5년간 40%로 세웠다. 예를 들어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이 발생하면 40억원은 정부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출자기관의 평균배당성향은 2015년 26.6%에서 2016년 처음으로 30%대로 진입하고 단계적으로 인상돼 2022년 40.4%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는 40%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에 39.9%로 소폭 내렸다. 올해에는 40%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정부출자기관 관계자는 "출자기관 중 이익이 나지 않아 배당을 하지 못하는 기관이 절반에 육박한다"며 "기재부의 배당목표인 40%는 민간에 비해서도 너무 높고, 출자기관에도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배당협의체에서 배당성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그러한 지적을 수용할 수 있게끔 협의체를 통해 여러 의견을 듣고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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