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동원그룹의 '동일인(그룹을 집배하는 총수)'으로 공식 지정됐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동원그룹의 동일인을 김재철 명예회장에서 김남정 회장으로 변경하는 '2024년 대기업(공시 대상 기업) 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동원그룹의 동일인이 변경된 것은 창사 55년 이래 처음으로 동원그룹은 김남정 회장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지난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 일선에서 은퇴했다. 이후 김 회장이 주도적으로 그룹 경영을 이끌어 왔으며 4월 초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사진=동원그룹] |
동원그룹은 "김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그룹 대표 자격으로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명실상부하게 수행하고 있어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회장 취임 당시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재철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부회장 승진 이후 10년간 10여 건의 M&A와 기술 투자를 진두지휘하며 수산, 식품, 소재, 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사업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했다. 최근 4년간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액은 1조3000여 억원에 이른다.
동원그룹은 2015년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을 인수해 수산 식품에서 축산물 유통으로 식품 사업 영역을 넓혔고,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인수해 2차전지 패키징으로 사업을 확장, 첨단 소재 기업으로 본격 도약했다.
또 2017년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물류 사업을 확대하고, 4월 초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의 자동화 항만을 개장하며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 1969년 설립된 동원그룹은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 산하에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스타키스트(Starkist) 등 18개 자회사와 26개 손자회사 등을 보유한 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동원그룹의 매출액은 지난해 10조 원(단순 합산 기준)을 돌파했다.
재계 관계자는 "부회장 때부터 실질적으로 동원그룹의 미래 사업을 이끌었던 김 회장에게 공정위가 책임감을 더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바탕으로 동원그룹의 미래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미국 스타키스트(Starkist)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엔터프라이즈(現 동원산업 지주 부문) 부사장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경영 역량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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