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북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며 점령지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전격 방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 군 최고 사령관 및 고위 군 장성들과 회의를 가진 뒤 "전황은 여전히 극도로 어렵다"면서 "우리는 부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르키우의 한 병원을 찾아 부상병들을 위문하는 한편, 인근 부대에서 군 장병들과 사진을 찍으며 우크라이나군의 사기 진작을 위한 행보를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최근 동북부 전선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군 방어선을 공격하며 진격을 펼치는 등 전황이 다급해지자 해외 순방 일정을 연기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군 장성들과의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전선에서 점령 지역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르키우 진격 작전에 나선 러시아군은 이 지역 흘라보케와 루키얀시를 추가 장악, 점령 지역을 총 12곳으로 늘렸다.
러시아 국방장관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했던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방위에서 전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거의 모든 전선에서 전투를 강화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특히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포코프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제공한 무기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위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확전을 우려해 서방의 지원 무기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서방의 무기 지원이 지연되고, 우크라이나의 병력 충원등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여러 전선에서 진격에 나서며 점령지를 확대해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기존 방침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새롭게 지원되기 시작한 미국의 무기가 전선에 배치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무기 지원이 전황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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