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입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법안이 연내 입법되더라도 유예기간으로 인해 효력을 발휘할 때까지 시간이 소요돼 장기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2024.01.22 sykim@newspim.com |
17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인 감독 및 책임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이 찬성 40표, 반대 1표로 통과됐다. 지난 3월 상원 상임위를 통과한 데 이어 2개월만에 상임위 문턱을 넘은 것이다.
법안이 규정한 규제 대상 바이오기업에는 유전체 장비제조 및 분석서비스 기업인 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Complete Genomics)와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우시앱텍,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 5개사가 포함됐다.
이 중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 최대 CDMO 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규모와 매출 순위가 비등하다. 미국 내 3개 시설을 운영하며 신규 수주를 확대해 온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거래가 중단되면, 빅파마로부터 수주 받은 물량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넘어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미 미국 빅파마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얻기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CDO(위탁개발) 사업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CDO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CDO에서 CMO(위탁생산)로 사업을 확장한 업체로 CDO에 강점을 지녔지만,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미국 내에서 CDO 수주가 중단되면 CDO와 CMO 역량을 두루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CDO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 계약 금액이 더 높은 CMO 수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사업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전문 연구개발(R&D) 센터를 열고 수주를 늘려왔으며, 지난해에는 CDO 개발조직을 담당에서 센터급으로 높이는 등 CDO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증권가 또한 생물보안법 시행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수혜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법안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외 CDMO 업체들에게 반사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매출액 비중은 아직 10% 미만에 불과하나, 중장기적으로 비중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 같은 생물보안법 수혜에 대비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후지필름 등 일부 바이오 기업들은 이미 미국 현지공장을 짓는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생산시설 확보의 경우 수년 전부터 검토는 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다"며 "다만 생물보안법 입법 추진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미국 고객사들을 대응하기 위해 세일즈 오피스를 마련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법안이 이미 중국 업체와 맺은 계약에 대해 2032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수혜인 상황은 분명하다"며 "CDMO 사업이 레드오션화돼 결국 생산력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미국 현지에 공장을 확보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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