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첫 회고록을 통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재임 중 이룬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지난 17일 출간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문재인 회고록 외교안보편'에는 문 전 대통령이 5년 재임 기간 동안 겪은 주요 외교안보 현장과 내부 사정, 후일담 등이 소개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외교안보편 [사진=김영사] |
회고록은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 1차관을 지냈던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질문에 문 전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문 전 대통령은 책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던 일을 회상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그런 표현을 누누이 썼다. 핵은 철저하기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사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 우리가 핵 없이도 살 수 있다면 뭣 때문에 많은 제재를 받으면서 힘들게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겠는가. 자기에게도 딸이 있는데 딸 세대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며 "그렇게 비핵화 의지를 나름대로 절실하게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의 모습은 우선 매우 솔직했다"면서 "미국과 회담이 예정돼 있었는데, 미국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하는 것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아무런 경험이 없다는 것에 대한 걱정도 이야기했다. 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그런 것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등과의 일화도 책에 담았다.
문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무례하고 거칠다는 평가도 있지만, 나는 그가 솔직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만나는 순간에는 좋은 얼굴로 부드러운 말을 하지만 돌아서면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보수는 민족을 중시하고 공동체를 중시하고 애국을 중시하는데 그 가치에 가장 잘 부합하는 인물이 홍범도 장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들을 예우하지 않고 도리어 폄훼하고, 세워져 있는 동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현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를 바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 정부 때 한일 간 논의됐고 한 때 미국이 관여하기도 한 해법이 있었기 때문에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았다면 서로 양보하는 해법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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