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주 물가 둔화를 시사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양호했던 기업 실적 발표 분위기 덕분에 뉴욕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운 가운데, 이번 주 고비를 잘 넘겨야 올 여름 본격 랠리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4월 말부터 상승세를 지속,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나란히 경신했다.
19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예상보다 낮았던 4월 CPI 공개 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착륙을 가능하게 할 골디락스 확신이 커지고 있으나, 월가 내 가장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 BMO캐피탈마켓츠 전략가조차 변동성을 경고하는 등 투자자들이 잠재 시장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엔비디아의 실적 내용과 시장 반응, 경착륙 신호 포착 및 랠리 누적 피로감 극복 여부에 따라 여름 랠리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엔비디아 실적, 증시 브레이크 될라
매체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 시즌 분위기가 이번 주 엔비디아 발표로 급반전될 수 있다면서, 월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뛰어넘지 않는다면 증시가 즉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는 오는 22일 발표될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2~4월) 실적을 낙관 중이다.
1분기 매출 전망치는 246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240% 늘고, 순이익은 128억7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0% 증가로 집계됐다. 조정 주당순익은 5달러 17센트로 지난해 기록한 82센트 대비 53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핵심 실적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망치인 210억 달러에 부합할 것으로 봤고, 파이퍼샌들러도 호퍼 아키텍처 기반 수요 강세로 실적 경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엔비디아가 이러한 월가 전망치를 대폭 뛰어넘지 못할 경우 시장 반응이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엔비디아 실적에서 수요 둔화 신호가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실적을 계속 웃돌고 가이던스도 꾸준히 높인다면 인공지능(AI) 거래도 빠른 진전을 보이겠지만, 약간의 둔화 신호가 감지되면 타격을 입는 주식은 엔비디아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 경착륙+랠리 피로감 주의보
마켓워치는 미국 경제가 견실한 흐름을 보이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4월 발표된 지표들은 경기 둔화 초기 징후를 보이며 결국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4월 실업률이 소폭 올랐고,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지난 몇 주 사이 증가로 돌아섰다. 동시에 일자리 공고는 줄어드는 상황이다.
또 4월 미국 소매 판매는 정체됐고, 서비스업의 경제 활동은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일련의 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지표들은 여전히 연착륙을 가리키고 있지만 지난달 경착륙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착륙은 현재 시장 랠리를 죽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악재 중 하나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아울러 지나치게 오랜 증시 랠리와 채권 금리 하락 기조가 시장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채권 금리 하락 속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파이퍼 핸들러 수석 투자전략가 마이클 칸트로이츠는 "채권 및 증시가 열기를 잠시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면서 두 시장 상승세가 지나치면 끓어오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