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11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온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반영되며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상향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할지 논의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10회 연속(지난해 2·4·5·7·8·10·11월, 지난 1·2·4월)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융시장은 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0%를 넘나들며 금통위 목표(2.0%)를 웃돌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은 1월 2.8%, 2월 3.1%, 3월 3.1%, 4월 2.9%를 기록 중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2024.04.12 photo@newspim.com |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0%가 넘는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4월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어느 정도의 공급 충격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됐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긴축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기 대비 1.3% 오르며 당초 예상(0.5%)을 넘어섰다는 점도 기준금리를 유지할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경기가 부진하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지나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경기 측면에서도 잠재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미 금융시장 상황이 완화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통화정책 긴축 기조 전환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통위 논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금통위가 먼저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경우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확대되고 투자자금 이탈 등 금융·외환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은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치 변동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은 각각 2.1%, 2.6%다.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올리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기는 오는 3분기 이후로 밀리는 모습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은 기존 2.1%에서 2%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되고 물가 상승률은 2.6% 전망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행은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2.75% 수준으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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