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원자력발전 대표 부품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이 직접 나서 그룹 차원의 전방위 수주 지원이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22일 두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현재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MW) 규모의 원전을 최대 4기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의 '팀코리아'는 프랑스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체코는 현재 원전 6기를 운영 중이며 원전 추가 건설을 통해 에너지 탈러시아와 탈석탄, 안정적 전력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체코 원전은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말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2029년 착공해 2036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팀코리아는 최근 체코언론사인 '경제저널'이 수주 가능성 면에서 프랑스보다 높다고 분석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해당 매체는 정통한 소식통을 바탕으로 팀코리아에 대해 "덤핑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해당 매체는 한수원이 체코 원전 사업을 수주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맡는 점도 주요 강점으로 소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와 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기술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기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
체코 정부는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연내 본계약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데, 박정원 두산 회장은 직접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3일 체코 프라하에서 원전 수주를 돕는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주관했다. 이날 박 회장은 "두산은 해외수출 1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두산에너빌리티가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면 유럽 지역 첫 수출로 향후 유럽 내 사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럽 내 원전 건설 경험이 많은 프랑스를 누르고 유럽 내 첫 수주에 성공하는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에너지 자립이 국가 안보 문제로 떠오르면서 유럽 내 원전 신규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럽 내 폴란드·루마니아·슬로베니아·헝가리·튀르키예·영국·스웨덴·네덜란드·핀란드 등이 원전 신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체코 원전이 수주에 성공하면 유럽 내 폴란드나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신규 원전을 계획하고 있는 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원전을 지을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돼서 동유럽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30조원에 달하는 체코의 신규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두산 에너빌리티는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 확보가 가능하다. 다만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체코의 신규 원전은 4개로 한 개의 팀이 모두 수주하게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