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뉴스핌] 오영균 기자 = 충남 계룡시가 엄사리 철도변에 아파트 신축을 승인해 시가 입주민 안전을 무시했다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무엇보다 소음·진동으로 입주민 안전·건강권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시가 무책임하게 허가를 내줬다는 지적이다.
시는 최근 충남 계룡시 엄사면 엄사리에 중대형 아파트 '계룡 펠리피아' 신축 허가를 내줬다. '계룡 펠리피아'는 창조개발과 세움종합건설(세움종건)이 시행하는 공사로 지하 2층~지상 27층, 7개동, 전용면적 76~104㎡ 총 823세대로 건설된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창조개발과 세움종건은 충남 계룡시 엄사리 일원에 '계룡 펠리피아'를 공급하면서 오는 24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
그런데 '계룡 펠리피아' 입지도 문제지만 이를 외면한채 허가를 내준 계룔시 행정이 더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축되는 아파트 단지가 철도변에 위치해 입주민이 400t 넘는 무게로 질주하는 고속열차의 진동과 소음으로 편히 쉬어야할 주거공간에 커지는 불편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양을 앞둔 계룡 엄사면 '계룡 펠리피아' 단지 바로 옆으로 KTX와 ITX-새마을, ITX-새마을, 화물열차 등 약 100여대의 열차가 15~20분 단위로 지나고 있다.
이에 22일 오후 <뉴스핌>이 직접 단지 신축현장인근에서 확인 결과 열차 이동 때마다 큰 소음과 진동이 발생했다. 승객 탑승 기준 400t이 넘는 고속열차 특성상 저속 운행 시에도 심한 진동 소음이 여전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룡시는 철도변에 방음벽을 설치해 65데시벨 이하로 소음이 발생하도록 조치한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철도변 인근 주민들은 소음 불만 없이 잘 지내는데 되레 관련 취재하려는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계룡시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계룡 펠리피아' 신축현장 뿐만 아니라 인근 아파트도 거의 철도변에 있다"며 "분양모집 공고에도 아파트가 철도변에 있다고 공지하고 있어 (열차)소음/진동 민원은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철도 지하화 등 철도 이전 계획은 없고, 철도 인근서 공사를 하면 철도공사(코레일)와 협의하게 돼 있는데 그 협의는 다 된 상태"라며 "방음벽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룡 펠리피아' 아파트 신축현장의 인근 주민들 반응은 시 입장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매일 호남선 철도 소음과 진동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철도변 인근 빌라에 거주 중이라는 50대 주민 A씨는 "십여분 간격으로 열차가 지나면서 내는 소리가 제법 크고 큰 진동도 느껴져 이사를 고민 중"이라며 "그런데 (아파트) 부지가 계룡시에 없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이 곳에 중대형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하는 이유가 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서도 "고속철, 일반열차, 화물열차가 너무 자주, 그것도 아파트 코 앞에서 씽씽 지나가면 당연히 안전과 소음, 심한 진동이 우려돼 청약이 망설여진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당초부터 계룡시가 '계룡 펠리피아' 시행사에 대한 입주민 안전한 주거공간의 대책안을 먼저 명확히 '받아냈어야' 했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 주민은 "시가 승인 전부터 회사 측에 좀더 적극적으로 주민 안전을 위해 나서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던 것 아니냐"며 "'분양하면 장땡' 식이 되선 안된다. 시와 건설사가 관련 사안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룡 펠리피아' 분양을 앞두고 시행사에서 입주민 안전 대책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는한 '기찻길옆 신축단지'는 주민 안전과 걱정이 커지는 전국 아파트 청약자들 위해 결국 '분양 차단봉'이 내려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