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수소차 역성장 우려에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수소 사회 전환'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올해 미국, 일본, 인도, 브라질을 종횡무진하면서 각 국가별로 현대차만의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가 ACT 엑스포 2024에서 전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현대차] |
◆미국·브라질·인도서 '수소' 투자하고 사업 확장
정 회장은 올해 초 열린 CES 2024를 시작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을 방문해 '수소' 모빌리티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해왔다. 공식 석상에서 수소에 대한 현대차만의 선언을 이어가며 투자와 사업 기회 확대도 모색했다.
CES 2024에서는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그룹사 내부의 수소 사업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상반기 내내 각 국가별로 투자 검토와 확대를 이어가면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반을 닦았다. 지난 2월에는 브라질을 방문해 2032년까지 11억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지 상용차 시장에 수소트럭을 보급하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등 신사업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브라질 현지에 중남지 지역 수소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했다.
지난 4월에는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을 방문해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인도는 떠오르는 그린수소 생산지이자 현대차의 수소차 주요 투자지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월 총 618억루피(한화 약 98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투자 증액분 중 18억루피(약 286억원)는 현지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활용된다.
주요 시장의 관료나 기업 총수를 만나 미래 사업에 대한 협업 논의도 진행했다. 같은 달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의 회동 등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회동은 토요타 측의 본사 초청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양사 사업현안을 공유하고 미래사업 영역에서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최근에는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을 만나 수소연료전지차 및 전기차 사업을 논의했다.
◆수소차 역성장에도 투자·사업 지속
정 회장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세계적으로 수소차 성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 넥쏘 출시 이후 줄곧 수소차 시장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 1분기 토요타에 1위를 내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판매량은 23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줄었다. 현대차의 판매량도 크게 떨어졌다. 현대차는 넥쏘와 일렉시티를 691대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66.2% 감소한 판매성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수소 밸류 체인 전반에 걸친 생태계 구축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 전개에 나선 곳은 북미로, 상용차 부문에서 우선 진출한다. 수소 상용차는 승용차와는 달리 특정 노선을 운행하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에서 수소차의 사전 모델 격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소 차량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이 적극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차 역시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에 참여해 글로비스 아메리카 산하 기업에 엑시언트 수소 전기 대형트럭 30대를 공급한 바 있다. 이는 북미 운송업체 중 단일 공급 최대 규모다.
이어 현대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청정 운송수단 박람회 'ACT 엑스포 2024'에서 청정 물류 운송 사업을 위한 수소 상용 밸류체인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올해 10월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포함한 친환경 물류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전기차와 수소차 투트랙 전략을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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