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27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 훈련병 사망과 관련해 "건강 이상 징후에도 얼차려를 강행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또 군인권센터는 "강행 여부와 각종 관련 규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고 은폐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오는 28일 '채상병 특검법' 국회 재의결을 앞두고 또 군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육군 훈련병들이 완전군장으로 행군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
군인권센터는 "사망한 훈련병은 지난 5월 23일 오후 5시 20분께 군기훈련(얼차려·기합)를 받던 중 쓰러져 후송됐다가 25일 사망했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제보에 따르면 6명의 훈련병이 22일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23일 오후께 완전군장을 하고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훈련병들이 연병장을 돌던 도중 한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자 같이 얼차려를 받던 다른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집행간부에게 이를 보고했다"면서 "하지만 집행간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얼차려를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해당 훈련병이 얼마 뒤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후송이 이뤄졌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했다"면서 "제보 내용대로라면 이는 집행간부가 훈련병의 이상 상태를 인지하고도 무시하다 발생한 참사"라고 규정했다. 군인권센터는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얼차려 부여로 병사가 사망한 것으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촉구했다.
신원식(가운데) 국방부 장관이 2024년 5월 24일 군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용산 국방부에서 주요 지휘관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장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주문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특히 군인권센터는 "누가 무리한 얼차려를 하도록 명령하고 집행을 감독했는지 확인해 엄중히 수사해야 한다"면서 "군 규정에 따르면 얼차려는 대상자 신체 상태를 고려해 실시해야 하는데, 시행 전 신체 상태에 대한 문진 등 점검이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얼차려는 '구두 교육을 하였음에도 시정되지 않거나 동일한 잘못을 반복한 경우 등'에 한해 시행할 수 있다"면서 "훈련병들이 정말 전날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았다면 이는 과도한 징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군인권센터는 "훈련병들이 교육에도 불구하고 시정되지 않았는지, 동일 잘못을 반복했는지, 얼차려 수준이 과오에 비춰 적절한 것인지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명령권자는 얼차려 전 훈련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군기훈련 실시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준 후 실시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훈련병들이 확인서에 무슨 내용을 작성했는지, 실질적인 소명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 것이 맞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확인 결과 위와 관련된 사항들이 모두 사실로 밝혀지거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 육군 12사단은 23일 사건 발생, 25일 훈련병 사망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사건이 공개된 26일 밤까지 왜 쉬쉬하고 있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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