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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저임금 OECD 평균 못미쳐…아시아국가 중 1위

기사등록 : 2024-05-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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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준 최저임금 9620원…일본·대만보다 높아
호주 1만9335원 최고액…독일·아일랜드·프랑스 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주요국 중 '시급'을 기준으로 해도 평균에 미달한다.

다만 아시아권 국가들 중에서는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최상위권에 속한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이 지난해 대비 2.5% 오른 시간당 9860원으로 인상되면서 아시아권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았던 일본 도쿄도 추월했다.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한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한다. 근로자 소득 인상률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빚어진 결과다. 

◆ 한국 최저임금 OECD 평균 미달…아시아에선 최상위권

27일 최저임금위원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등 관계 기관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주요국 중에서도 평균에 못 미친다. 

지난해 8월 최저임금위원회(최저임금위)가 발간한 '2023년 주요 국가의 최저임금제도' 현황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9620원)은 유럽 주요 선진국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다. 

최저임금을 도입한 41개국(OECD 가입 26개국·OECD 미가입 15개국) 중에서도 '시급'을 운영 중인 19개국 중 한국의 최저임금 순위는 11번째다.

호주(1만9335원), 독일(1만7770원), 아일랜드(1만6727원), 프랑스(1만6689원), 영국(1만5429원) 등 최저임금 1만원을 넘어선지 오래인 주요 유럽 선진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미국(연방)과 비교해도 뒤쳐진다. 

반면, 아시아권 국가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1위를 나타낸다. 중국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대만과 비교해도 2000원 이상 높다. 특히 평균 최저임금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지역 내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 넘어섰다. 현재 도쿄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1072엔으로, 이날 기준 한화로 환산하면 9334원이다. 일본은 지역별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 4월 발간한 '최저임금 추이와 국제 비교' 보고서에도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평균 이하로 조사됐다. 

2022년 기준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최저임금 제도를 시행하는 28개국의 평균 최저임금은 7.4달러로 한국(7.1달러, 같은 기간 환율 기준)보다 0.3달러 높다. 순위로 따지면 28개국 중 15번째다.

유럽 주요 선진국들은 최저임금 10달러를 넘어선지 오래다.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 부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겪고 있어 최저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달러를 넘는 나라는 ▲호주(14.5달러) ▲룩셈부르크(13.9달러) ▲뉴질랜드(13.3달러) ▲영국(11.5달러) ▲프랑스(11.4달러) ▲캐나다(11.2달러) ▲독일(11.1달러) ▲아일랜드(11.1달러) ▲벨기에(10.9달러) ▲네덜란드(10.5달러) 등 10곳이다.

유럽 일부 국가는 올해 기준 최저임금이 2만원을 넘어선 곳도 있다. 일례로 올해 호주의 최저임금 수준은 23.23 호주 달러로 이날 기준 한화 2만1029원이다. 이 외에도 영국은 11.44파운드(한화 1만9839원), 독일은 12.41유로(한화 1만8306원)로, 프랑스는 11.65유로(한화 1만7199원)으로 2만원에 육박한다.

◆ 경총 "중위 임금 대비 OECD 30국 중 8번째…노동시장 수용성 한계"

단순 최저임금 수준만 놓고 보면 한국이 주요국들보다 뒤쳐지지만, 소득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OECD 국가들 중 상위권에 속한다. 최근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문재인 정부 5년(2018~2022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은 41.6%로 물가 상승률(9.7%)의 4배를 웃돌았다. 이는 주요 7개국(G7)의 상승률에 비해 최대 5.6배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국은 26%, 독일은 19%, 일본은 1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 경제 규모에 따라 최저임금의 정책 기조도 달라질 수 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국과 비교해 최저임금을 크게 높여놓은 측면이 있다"면서 "더욱이 한국은 최저임금에 대한 의존이 너무 큰 경제구조다 보니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해 4월 발간한 '2022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및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중위 소득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8번째로 집계했다.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 튀르키예, 코스타리카, 칠레, 뉴질랜드, 포르투갈, 멕시코 등 7개국에 불과하다. 

경총은 "OECD 국제비교 방식을 활용해 최저임금 수준을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의 2022년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2% 수준"이라며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미국(28.0%), 일본(46.2%), 독일(54.2%)과 최소 8.0%p에서 최대 34.2%p에 이르는 상대적 수준 격차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위가 조사한 '중위 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에서도 한국은 2020년 기준 62.5%에 달한다. 중위 임금이란 주 30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 임금을 가장 낮은 금액부터 가장 높은 금액까지 줄 세웠을 경우 가운데에 해당하는 임금이다.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2011년만 해도 45.5%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오르면서 2016년 50%, 2019년에는 처음으로 60%대를 넘겼다. 

경총은 "우리 최저임금 인상률은 물가, 임금상승률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우리나라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국(G7)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한국의 최저임금 미만율(임금근로자 가운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비율)이 2022년 12.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노동시장의 수용성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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