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한반도에 전술핵 등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지대지 미사일 등을 배치할 경우 러시아도 핵억지력 측면에서 추가 조처에 나설 수 있다는 러시아 측 입장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은 현시점에서 핵무기를 인도·태평양 지역에 재배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라면서 핵 위협을 하는 쪽은 러시아라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국영 리아노보스티(RI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 실행은 우리의 반응 없이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의 전진 배치 미사일이 우리 군의 핵지휘소와 주둔지를 겨냥할 수 있기 때문에 핵 억지력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사진=미 국무부 유튜브 캡처] |
앞서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 사령관은 지난달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발사대를 연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텔 부대변인은 세르게이 장관의 핵 위협 발언에 반박하는 동시에 최근 미국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핵 공유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공화당의 상원 군사위원회의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전날 한반도에 미국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고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핵무기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25회계연도 국방 예산을 550억 달러 증액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국방투자계획 보고서 '힘을 통한 평화'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매년 계속해서 미국 본토와 인도태평양의 동맹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더 만들고 있다"면서 "당장은 외교로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기에 미국은 한반도에서 억제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은 정기적인 한미 군사훈련을 통해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한반도에 미군을 지속해서 주둔하며, 인도태평양에서 핵 공유 협정과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같이 한반도에서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한국내 전술핵 재배치나 나토식 핵 공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다만 지난해 한미 정상은 '워싱턴선언'을 통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키고, 중대한 사태 발생시 미 전략자산 사용 계획 및 확장 억제 계획을 공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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