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됐다가 163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출석했다. 송 대표는 돈봉투 수수나 살포와 관련해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9시25분경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등 혐의 공판에 출석했다.
보석 후 첫 재판에 출석하는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송 대표는 "뒤늦게나마 재판부가 보석을 해줘서 이제 방어권 행사를 위해 최대한 기록을 보고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송 대표는 "모든 국민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고 불구속 재판의 원칙이 기본이다.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 예외적으로 구속을 하는 건데 저는 참 이게 불공정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사들은 수많은 압수수색, 강제수사권을 가지고 참고인들을 불러다가 자신들한테 유리한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마음대로 하는데 제가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조금만 만나려고 하면 그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한다"며 "이는 검투사가 옆구리를 칼로 찔러놓고 비겁하게 경기하자는 것과 똑같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지난 30일 보석 출소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6.03 leemario@newspim.com |
'돈봉투 수수와 살포를 부인하는 입장은 그대로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송 대표는 "그렇다"며 "지금까지 출석한 모든 증인들의 증언이나 녹취록을 보더라도 사전에 송영길의 지시를 받거나 같이 공모해서 돈봉투를 했다는 말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사후에 보고를 했느냐 안했느냐가 문제인데 나는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을뿐더러 그럴 여유도 없었다. 당시 후보는 30분 단위로 계속 인터뷰하고 회의에 참석하고 뛰어다녀야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송 대표는 "국회가 검수완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6개 범죄로 제한시킨 것을 한동훈이 시행령으로 다시 풀어버렸다"며 "이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것이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다음주 대법원에 위헌법령심사 청구를 제출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 대표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부외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 국회의원과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등에게 금품을 살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송 대표는 4·10 총선 출마를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송 대표가 증거를 인멸한 염려 등이 있다며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송 대표는 보석 기각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했다. 이후 송 대표의 재판은 한동안 공전하다가 재개됐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송 대표의 두 번째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송 대표에 대한 보석 조건으로 ▲재판 출석 및 증거인멸, 외국 출국 관련 서약서 제출 ▲주거지 제한 ▲보증금 3000만원(전액 보험증권) 납부 등을 내걸었다.
아울러 사건 관계자들과 방식 여하를 불문하고 만나거나 연락해서는 안되고,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이 올 경우에는 그 사실과 경위, 내용 등에 대해 재판부에 즉시 고지하도록 하는 지정조건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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