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6-03 17:34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강주명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명예교수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숫자까지 제시하며 공개할 이슈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강 교수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은) 개발자가 이런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이렇게 연구할 테니 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직접 '최대 140억배럴 매장 가능성이 높다'며 발표할 이슈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국민들에게 직접 보고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지난 정부의 사례 등을 들며 "전두환 정부 때는 탐사에 성공했음에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며 "김대중 정부 때도 '동해 가스전 생산시설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들어갔을 때에야 행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우려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 초기 단계의 불확실성을 들며 "시추를 해보고 나면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도 윤 대통령의 발표 이후 관련 브리핑을 열고 예상 시추 성공률과 총 소모 재원, 예상 경제효과 등에 대해 "실제 시추 과정에서 변수가 많아서 확정할 수 없다"며 "구체적으로는 시추를 해보고, 부존량이 얼마 되는지 확인한 다음에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교수는 관련 이슈에 대해 대통령이 개입하는 적절한 시점에 대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울산에서 개통식을 할 때 참석했던 것처럼, 약 10년 후 상업 생산을 시작할 때 관련 행사에 나서야 한다. 이 때 대통령이 참석하는 게 이슈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