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 4월 미국의 구인 건수가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속에서도 과열 현상을 이어가던 고용시장이 마침내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역시 가라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 노동부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구인 건수는 806만 건으로 3월보다 30만 건 줄었으며 1년 전보다는 19%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이후 최소치이기도 하다.
일자리 대비 노동자 수는 1.2명에서 1.0명으로 감소했다. 이 비율은 구인 건수가 1200만 건에 달하던 지난 2022년 3월 2 대 1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보다 일자리가 2배나 많았다는 얘기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빌라 파루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구인 건수의 감소는 노동 수급의 계속되는 정상화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구인율, 고용 및 이직율.[차트=미 노동부] 2024.06.05 mj72284@newspim.com |
블룸버그의 스튜어트 폴 이코노미스트는 "비율은 이제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대체로 일치한다"면서 "구인 건수가 얼마나 빠르게 감소하는 지를 볼 때, 우리는 이번 여름에 2019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고용시장의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JOLTs 보고서를 주목한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치솟은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3년래 최고치인 5.25~5.50%로 올려 지난 7월 이후 동결해 왔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기술(IT)업에서는 구인 건수가 4월 중 1.3%나 감소했으며 최근 몇 년간 일자리 증가를 견인해 온 헬스케어와 레저 및 숙박업에서도 구인 건수가 각각 0.8%, 0.6% 줄어 눈길을 끌었다.
투자자들은 오는 7일 노동부의 5월 고용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부문에서 19만 건의 일자리가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했다면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할 수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해 고용시장이 어느 정도 약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파루치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도 향후 고용시장을 상당히 약화하는 것을 막는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연준에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12월에도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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