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고대에서부터 '신의 길(Path of God)'이라 불리며 아찔한 천혜 절경을 트레킹하는 코스가 유명한 이탈리아 중남부 아말피 해변에 예술명소가 생겼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탈리아 아말피 해변에 위치한 르 시레누스 호텔에 최근 설치된 니콜라스 파티의 모자이크 타일 작품. 이 호텔은 2015년부터 매년 아티스트를 초청해 작품을 의뢰했는데 올해는 수영장에 푸른빛 기조의 작품을 설치했다. [사진=르 시레누스] 2024.06.05 art29@newspim.com |
아말피 해안 포지타노에 위치한 르 시레누스(Le Sirenuse) 호텔에 요즘 글로벌 미술계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작가 중 한 명인 니콜라스 파티(44)의 수영장 작품이 등장했다.
아말피에서도 고풍스럽고 특별하기로 유명한 이 호텔은 '예술 호텔'로 정평이 나았다. 큐레이터 실카 릿슨-토마스는 이 호텔에서 '아티스트 앳 르 시레누스(Artists at Le Sirenuse)'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펼쳐왔고, 이번에 11번째 프로젝트로 니콜라스 파티의 모자이크 타일을 이용한 작품을 실현한 것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이탈리아 아말피 해변의 5성급 호텔 르 시레누스 호텔의 수영장 전경. 멀리 트레킹 코스가 있는 해안 절벽의 아름다운 마을이 보인다. [사진=르 시레누스] 2024.06.05 art29@newspim.com |
스위스 로잔 출신으로 뉴욕을 무대로 활동 중인 니콜라스 파티는 '수영 할 수 있는 예술작품'인 'Pool, 2023-2024'를 르 시레누스 호텔에 선보였다. 작가가 아말피 해변의 푸른 바다와 하늘, 산과 구름을 모티프로 만든 이 작품은 유기적 형태가 부드럽게 오버랩되며 싱그런 율동감을 보여준다. 파티는 르 시레누스 인근의 절경과 함께 고대 중국의 산수화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니콜라스 파티가 글래스고에 설치한 대형 공공벽화. [사진=하우저앤워스] 2024.06.05 art29@newspim.com |
르 시레누스 호텔의 아트프로젝트는 지난 2015년 시작됐다. 그간 마틴 크리드, 스탠리 휘트니, 맷 코너, 루시 스테인, 알렉스 이스라엘, 리타 아커만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호텔 곳곳에 작품을 선보였다. 그리곤 11번째 프로젝트는 호텔 측이 작가에게 수영장에 작품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며 시작됐다. 호텔 측은 작품 소재로 모자이크 타일을 활용해달라는 주문도 했다. 르 시레누스가 특별히 모자이크 타일을 선택한 것은 모자이크로 둘러쌓인 고대 로마의 온천지역과 연결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니콜라스 파티는 프레젝트의 영감을 얻기 위해 포지타노를 방문했고, 초반에는 고대 로마양식으로 정물 모자이크를 제작하려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자신이 즐겨 시도했던 파스텔로 하늘과 바다, 구름과 땅이 어우러지며 푸른색과 흰색이 중첩하는 소용돌이 패턴을 완성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깎아지른 바닷가 절벽과 작은 마을을 돌아보는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이탈리아 포지타노에 위치한 르 시레누스 호텔. 세계적인 작가 니콜라스 파티의 수영장 작품이 더해져 일대를 찾는 이들의 예술 감상코스로 추가될 듯하다. [사진=르 시레누스] 2024.06.05 art29@newspim.com |
작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모자이크타일 제조업체 비사짜와 함께 작품스케치를 바탕으로 길이 18m, 폭 5m의 수영장을 장식할 타일을 제작했다. 비사짜는 그간 피에로 포르나세티, 산드로 키아, 히로시 스기모토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시행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다국적 화랑인 하우저앤워스가 '2022 아트바젤 홍콩'에 선보인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 'Rocks'.(파스텔 회화,470만달러). [사진=하우저앤워스] 2024.06.05 art29@newspim.com |
니콜라스 파티가 만든 르 시레누스의 예술 수영장은 2024 베니스비엔날레 오프닝 직후인 지난 4월 중순 작가및 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티(Party) 파티(party)'라는 이벤트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머잖아 아말피 지역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꼭 가봐야 할 예술 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탈리아 중남부 포지타노에 위치한 르 시레누스 호텔. 70년이 넘는 유서 깊은 호텔로 고풍스런 건축과 앤틱에, 쟁쟁한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이 더해져 매년 화제를 모으는 호텔이다. [사진=구글 맵] 2024.06.05 art29@newspim.com |
르 시레누스 호텔은 이탈리아의 세르살레 가문의 별장을 개조해 1951년 8개 객실로 문을 열었다. 예술과 앤틱에 특별히 애정이 깊었던 세르살레 가문은 이후 여러차례 증축과 개조를 거쳐 58개의 개실을 갖춘 5성급의 고풍스런 호텔로 업그레이드했다. 현재는 안토니오 세르살레가 대를 이어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데 '호텔과 아트'를 접목한 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르 시레누스는 지난해 '세계 최고 호텔 50(The world's BEST 50 Hotel)'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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