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성기학 회장에서 성래은 부회장으로 2세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인 아웃도어 OEM 업체 영원무역이 여러 가지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자회사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최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승계 자금 마련에 적신호가 켜진 것. 공시 신고 의무가 신규로 부과되면서 내부거래, 지원 등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통해 재원 마련을 해야 되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자회사에 발목 잡혀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수익성 개선도 코앞의 과제다. 성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통해 위기를 타개할 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 재계 순위 73위…공시대상기업집단 합류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영원무역은 자산 5조 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합류했다. 영원무역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을 판매하며 계열사는 50개, 자산총액은 6조여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기준 재계 순위는 73위다.
공정위는 "케이팝(K-POP)의 세계화,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으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호텔·관광 산업, 의류산업 등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사진=영원무역] |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은 경영 승계 본격화를 앞둔 영원무역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원무역은 현재 성래은 부회장을 중심으로 2세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원무역은 '옥상옥' 구조로, 영원무역홀딩스의 지주사인 YMSA의 지분 50.01%가 성 부회장에게 귀속돼 있다.
성기학 회장이 지분을 성 부회장에게 증여하면서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는데, 이 과정에서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이와 관련한 조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영원무역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분류됨에 따라 앞으로 공시와 신고 의무를 부여받고,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규제를 받는다. 이에 승계 자원 마련을 위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 자회사에 발목 잡히기도…경영 능력 도마 위에 올라
영원무역은 현재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 위기에 처해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6% 감소한 709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영업이익은 710억원으로 57.5%가량 급락했다.
기존 강세인 의류 쪽은 선방했지만 자전거브랜드 스캇(SCOTT) 실적 부진이 뼈아팠다는 평가다. 스캇의 재고정리 문제는 아직 해결이 안돼 하반기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룰루레몬, 아크테릭스 등 브랜드는 견조한 매출을 보이고 있고, 자회사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지난해 매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인도 투자 등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승계를 앞둔 상황에서 성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통해 위기를 타개할지 주목된다. 성 부회장은 지난 2002년 영원무역에 입사해 2016년부터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2022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수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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