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애플이 하반기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아이폰16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애플향 매출이 80%에 달하는 LG이노텍의 실적 상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 기능 탑재를 기다리던 아이폰 유저들의 교체 수요 증가로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이 낙수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 AI 기능 담은 아이폰16 출시 임박…교체 사이클 진입하며 판매량 확대 전망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부터 14일까지 5일 간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iOS 18, 아이패드OS 18, 맥OS 등 새롭게 개편되는 운영체제와 아이폰의 AI 기능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6에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되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24에도 인공지능 기능이 추가됐는데, 1분기 판매량이 전작 대비 35% 증가했다. 애플의 경우 올해 교체 사이클에 진입하며 아이폰16 판매량이 2억35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2021년 이후로는 최대치다.
LG이노텍의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 모듈. [사진=LG이노텍] |
◆ LG이노텍, 애플향 매출 비중 80%…카메라모듈 성능 개선으로 ASP↑
이에 따라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애플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70~80%에 달하는 LG이노텍이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특히 아이폰16 시리즈는 카메라모듈 성능 개선이 있어 LG이노텍의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여줄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16 시리즈는 프로맥스에만 폴디드줌을 탑재한 전작과 달리 프로 모델에도 확대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디드줌은 프리즘을 이용해 빛을 굴절시켜 잠망경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또 프로와 프로맥스 라인업의 초광각(울트라와이드) 카메라가 기존 1200만 화소에서 4800만으로 상향될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LG이노텍이 주력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고가 모델(프로·프로맥스)의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4조440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7% 늘어난 916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직전 보고서 대비 실적을 상향 조정하는데, 애초 예상보다 우호적인 환율과 아이폰 차기 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로 기판 소재 부문에서 실적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공정 레시피'를 찾는 과정에 AI를 도입해 수율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업계 최초로 고사양 카메라 모듈의 '공정 레시피' 도출 과정에 인공지능을 도입했다. 공정 레시피란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강도와 속도, 온도, 압력 등의 조건을 뜻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신제품의 경우 레시피를 찾아내는 데 오래 걸려 양산 초기에 수율이 낮은 편이다. 제조업의 주요 난제로 꼽히는 이유다. 회사는 앞으로 공정 레시피가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어느 정도 수준의 AI 기능을 탑재하느냐에 따라 아이폰 교체 수요가 자극될 것"이라며 "LG이노텍은 수율 개선, 사업 다각화 등의 방법을 통해 실적 감소를 방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