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휴젤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하지 않았다는 예비 판결을 받았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법적 공방에서 승기를 잡은 휴젤의 미국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반면 메디톡스는 판결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ITC 전체위원회에 사안에 대한 재검토 요청을 예고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예비 판결에 불과하며 최종 판결에서 휴젤의 위법 행위가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고=휴젤] |
◆ ITC "휴젤, 균주 절취 사실 없다"
ITC는 10일(현지시간) 메디톡스가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의 미국 내 수입에 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에서 ITC로부터 '휴젤의 위반 사실이 없다'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
ITC 행정법 판사는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균주 절취' 주장을 지지하지 않으며, 특정 보툴리눔 톡신 제품 및 그 제조 또는 관련 공정을 미국으로 수입할 경우 미국 관세법 337조에 위반하는 사항은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관세법 337조는 특허권과 상표권, 저작권 등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 및 판매 행위를 불공정 무역행위로 규정한다. 메디톡스는 2022년 3월 휴젤이 자사의 보툴리늄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해 생산한 보툴리눔 톡신을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며 휴젤과 휴젤 아메리카, 휴젤의 미국 사업 파트너사인 크로마 파마를 ITC에 제소했다.
소송 과정에서 메디톡스는 디스커버리 절차를 통해 휴젤이 제출한 증거들을 확인한 후 2023년 9월, 10월 보툴리눔 균주에 대한 영업비밀 유용 주장을 철회한 데 이어 지난 1월 보툴리눔 독소 제제 제조공정에 관한 영업비밀 유용 주장 또한 철회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메디톡스가 소송에서 불리한 요소를 배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최종 판결은 오는 10월 나온다. 앞으로 4개월간 ITC 전체위원회 검토를 거쳐 결론을 내린다. 이번 판결이 예비 판결인 만큼 결과를 두고 양측은 입장차를 보였다.
휴젤은 "메디톡스의 휴젤에 대한 균주 절취 주장은 근거가 없음이 예비 판결을 통해 밝혀졌다"며 "10월로 예정된 최종 심결까지 당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소송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메디톡스는 최종 판결에서 위법 행위가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휴젤의 위법 행위가 없다고 판단한 ITC의 예비판결에 매우 유감이지만, 여전히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불법 제품이며, 메디톡스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행정판사의 결정은 전체위원회(full Commission), 미국 항소법원 및 대통령 등 상급기관을 포함한 결정 절차 중 단지 초기에 해당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종 결정을 내리는 ITC 전체위원회에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며, 모든 증거와 주장을 검토한 후 해당제품에 금지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레티보 [사진=휴젤] 2024.06.11 sykim@newspim.com |
◆ 휴젤 '레티보' 미국 진출 탄력 받나
휴젤은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올해 중순 제품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C가 예비 판결에서 휴젤의 미국 관세법 337조 위반 사항이 없다고 판단해 미국 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규모는 2023년 3조2500억원에서 2031년 6조36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인구 고령화로 항노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면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은 미국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디톡스 또한 FDA에 비동물성 액상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은 2019년 2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에 대해 FDA 허가를 받았으며,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휴젤이 메디톡스와의 영업 비밀 예비 판정에서 승소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27만원에서 3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종현 연구원은 "휴젤이 승소하면서 북미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이에 대한 가치 4000억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올렸다"며 "휴젤 레티보는 북미에 허가받은 6번째 미용 톡신으로 오랜 기간 효과와 안정성을 인정받아 올해 2분기 중 파트너십을 체결해 4350억원의 가치를 얻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 대비 톡신 업종의 경쟁 강도 소폭 심화했으나, 여전히 과점 시장"이라며 "북미를 포함한 주요 미용 톡신 시장은 상위 7개 업체 간의 과점 경쟁으로 휴젤 또한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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