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작년 저출생 대응 142개 과제의 총예산 47조원 중 저출생 대응 핵심직결과제는 84개인 23조5000억원으로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11일 오후 2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저출생 예산 재구조화 필요성 및 개선 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장은 환영사에서 "저출생 정책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며 "저출생 대응과 직결된 과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심층적인 사업 평가를 통해 정책의 효과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 방문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KDI] 2022.12.12 soy22@newspim.com |
전문가들은 저출생 대응 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원인으로 예산에 대한 착시효과를 지적했다. KDI는 이날 작년 저출생 대응 예산사업을 재구조화한 결과 142개 과제의 총예산 47조원 중 저출생 대응 핵심직결과제는 84개인 23조5000억원으로 절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KDI의 분석 결과, 국제비교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족지출에 포함되지 않는 주거지원 예산은 전체 예산의 45.4%로 21조4000억원을 차지했다. 가족지출은 영유아, 아동, 청소년, 여성, 가족에 배타적으로 주어지는 현금·서비스 급여 등을 말한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예방 사업사업'처럼 정책 대상과 목적이 포괄적인 사업들도 다수 포함됐다.
저출생 핵심 직결과제 분야별 현황에 따르면, 예산은 양육 분야에 전체 예산 대비 87%인 20조5000억원이 집중돼 있다. 저출생 대응에 효과가 크고 정책수요자의 요구가 높은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은 8.5%인 2조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향후 저출생 예산 개선 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 중앙 정부 차원의 거너넌스 체계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경제 규모와 초저출생의 시급성과 예산 제약 등을 감안할 때 저출생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인식되는 일·가정 양립 지원에 보다 많은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영숙 보건사회연구원 센터장은 "다양한 분야의 범부처 사업을 취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사업기획부터 재정운용까지 사업운용 전반을 책임지는 중앙정부 차원의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앙과 지자체 사업도 상호 보완되는 방향으로 개선해 효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주형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2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4.04.17 choipix16@newspim.com |
이철희 서울대 인구클러스터장은 "재구조화하면서도 미혼자나 자영업자 등 정책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는 "정책설계·집행 과정에서 정책 수요자 관점을 반영하고 만족도를 주기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정책에 반영하는 정책 환류시스템을 강조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지난 5월 개소한 인구정책평가센터를 통해 가장 많은 예산이 집중된 양육·돌봄 분야부터 심층평가를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향후 여타 사업으로 심층평가를 확대하는 방향성을 제안했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효과성이 없는 사업에 대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정책 사각지대 분야에 대해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핵심과제 중심으로 재원을 집중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의 3대 핵심 분야에 주력할 것"이라며 "사업설계는 적절한지, 전달체계는 합리적인지, 유사·중복사업은 없는지, 정책수요자의 만족도에 대한 부분을 심층 평가해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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