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의원급(동네병원)이 오는 18일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개원의는 하루 중 절반을 이용해 휴진하는 등 정부의 행정조치를 피하기위해 여러 방안에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업무개시명령, 의료법 위반에 해당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13일 "업무개시명령은 하루 전체에 대한 명령"이라며 "하루 중 절반만 운영해도 업무개시명령에 속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한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원장이 파업으로 인해 오전만 진료하겠다고 했다"며 "전체 휴진은 못 하겠으니 오전만 진료하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A 씨는 "진료하는 오후엔 간호조무사 1명과 물리치료사 1명을 남고 나머지는 반차를 쓰라고 했다"며 "진료없이 조무사가 기존 처방을 입력하면 물리치료사가 치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 병원은 다른 과에서 협진으로 처방을 내지만 우리 병원은 의사가 한 명이라 그럴 수 없다"며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더라도 간호사와 물리치료사는 말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시민단체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의료계 집단휴진 철회 촉구 환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4.06.13 pangbin@newspim.com |
복지부는 지난 10일 의사집단행동에 참여 의지가 있는 개원의에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오는 18일에 진료를 유지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다. 휴진일인 18일에 휴진을 해야하는 의원은 13일까지 지자체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만일 오는 18일 당일 관내 의료기관 전체휴진율이 30% 이상일 경우, 정부는 현장 점검을 통해 진료명령불이행과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을 확인한다. 만일 의사집단행동에 참여한 의원은 행정처분과 벌칙 조항을 적용할 예정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개원의가 반차를 이용해 업무개시명령 위반을 피해가려고해도 이는 업무개시명령 위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지자체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은 하루 전체에 대한 명령이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의 취지는 주민 불편이 커지지 않는 것"이라며 "휴진율이 낮다면 반차가 주는 영향이 적지만, 휴진율이 높다면 반차의 영향이 커 전반적인 상황을 두고 지자체와 논의해 해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행정처분을 피하거나 소득을 위해 진료는 보지 않고 물리치료실만 운영하는 경우도 '의료법 27조'와 '의료법 2조'에 위반에 한다. 이 경우 의사를 대신해 처방을 내리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치료를 하는 물리치료사 또한 의료법 위반에 처할 수 있다.
의료법 제2조(의료인)에 따르면 의료인은 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다. 이중 간호사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의 업무를 진료의 보조를 해야한다고 써 있다.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는 할 수 없다.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신 처방을 기입하는 행위는) 편법으로 휴진을 피하는 형태"라며 "법에 따르면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는 의사 지도 감독하에 의료행위를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통 법적으로) 의사는 바로 옆에 없더라도 의료기관 내에 있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이 일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없이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가 의료행위를 할 경우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의사는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에 해당된다"고 당부했다.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한 의료기관은 영업정지에 해당된다.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장 처치가 안되는 상황은 예외적으로 허용돼 불가피한 경우는 예외로 적용될 수 있다"면서도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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