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에서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첨단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빅3'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변압기 시장으로 AI-데이터센터로 인한 수요뿐만 아니라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며 슈퍼 호황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올 여름 폭염까지 예고돼 미국 시장 전력 수요는 폭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전날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에 있는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증설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전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1.4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효성중공업, 1000억 투자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 1.4배 확대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설비를 증설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2배로 늘어난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는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 바람에 제대로 올라타서 글로벌 시장에서 탑클래스 공급업체로 자리잡겠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변압기 스마트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의 모습 [사진=HD현대일렉트릭] |
지난 2010년 일찌감치 미국 앨라배마에 변압기 공장을 설립한 HD현대일렉트릭도 선제적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 시장 호황 덕에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증가했다. 수주잔고는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급증했다. 이미 5년치 일감을 쌓아놓고 있는 만큼 회사는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치도 지난해 보다 두 배 가량 늘린 37억4300만달러, 매출 목표는 지난해 대비 약 20% 가량 올린 3조3020억원으로 잡았다.
◆ HD현대·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업체 투자 확대
LS일렉트릭은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2배 늘려 글로벌 송변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내년까지 부산사업장에 803억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부산사업장은 LS일렉트릭 초고압 전력기기 핵심 생산기지다. 연간 2000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내년 10월까지 연 4000억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장 증설은 내년 9월까지 마무리한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출 시장인 북미에서 리쇼어링, AI-데이터센터, 전기차 사용 확대 등으로 전력 시장 성장이 이어지고, 중동에서는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의 신재생 에너지원 운영 목표 등으로 우호적인 수주가 전망된다"며 "시장 호황 사이클이 이어지며 신규 수주와 수주잔고 증가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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