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철강업계 3위로 꼽히는 동국제강그룹이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철강협회에 재가입하지 않고 있어 이유에 관심이 끌린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6월 지주사 전환 이후 철강협회에서 탈퇴한 후 현재까지 재가입하지 않았다. 철강협회 회장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제25회 철의 날' 행사 전에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을 만나 재가입을 권유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동국제강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페럼타워 전경 [사진=동국제강] |
동국제강그룹은 지주사인 동국홀딩스는 가입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계열사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측에 철강협회 가입 여부를 위임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 1년이 되는 현재까지 철강협회 재가입은 되지 않았다.
동국제강그룹이 철강협회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포스코 중심의 철강협회와의 다소 다른 입장을 꼽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세아그룹, KG스틸, 한국철강 등 39개사로 이뤄졌으며 1975년 7월 한국 철강업체들의 이익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포스코 주도로 설립돼 회장직을 포스코 회장이 맡는 것이 관례다.
철강협회 10대 회장도 이번에 포스코 회장으로 부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4월 30일 임시총회에서 선임됐다. 그러나 동국제강은 이같은 한국철강협회의 관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동국제강이 지난해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출에 대해 '독점을 꾀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점도 한국철강협회 가입을 막고 있다는 업계 분석도 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 [사진=한국철강협회] 2024.06.03 dedanhi@newspim.com |
기존 국내 철강시장에서 고급철강을 포스코가 맡고 철근은 나머지 기업이 맡아왔지만, 포스코가 지난해에 철근 시장에 진출했다. 이미 동국제강과 대한제강이 국내 수요보다 2배 많은 100만톤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진출이 이뤄진 것이어서 동국제강은 강하게 반발해왔다.
포스코 및 현대제철과 달리 동국제강이 중국산 수입 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에 대한 입장이 다른 점도 이유로 꼽혔다. 동국제강은 중국산 열연강판을 가공해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국제강그룹이 철강협회에 가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한 철강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철강협회에서는 주기적으로 동국제강 그룹의 협회 가입을 독려하고 있으며 현재 가입이 검토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이 철강협회 가입을 완전히 배제한 상황도 아니며, 조만간 가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장인화 포스코 회장과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오랜 인연으로 마주할 기회도 많다"며 "포스코 위주의 철강협회 운영 등이나 철근시장 진출 등을 이유라고 하면 진작에 탈퇴했을 것이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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