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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순탄한 美증시...월가는 "이러다 거품 터질라" 초조

기사등록 : 2024-06-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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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둔화·AI붐 등 투심 지지...공포지수 5년래 최저로 '뚝'
전문가들, 기술주 쏠림·거래량 부족·밸류에이션 등 우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흔들림 없는 랠리를 보이며 지나치게 평온한 모습을 보인 데 반해 월가 전문가들의 초조함은 날로 커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과거 이러한 순탄한 흐름 뒤 증시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것을 수 차례 목격한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은 예외일 것이란 투자자들의 확신을 의심하고 있다.

S&P500지수 연초 이후 흐름 [사진=구글차트] 2024.06.17 kwonjiun@newspim.com

◆ 변동성·공포감 사라진 시장

연초 이후 S&P 500 지수는 14% 상승하며 29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일 지수 변동폭이 1%를 기록하는 날이 드물었고 2% 변동은 올해 들어 단 하루에 불과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주 12 이하로 떨어져 거의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가 우려했던 것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의 이익도 다시 개선 흐름을 보이자 투자 불안감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지난주 확인됐듯 인플레이션도 기대보다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했고,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이 최소한 연말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믿음도 투자 낙관론의 배경이다.

인공지능(AI) 열풍 또한 투심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애플과 엔비디아 등 AI 관련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 질주는 AI 붐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투자자들의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기술주 쏠림으로 결국 닷컴 붕괴가 발생했던 지난 2000년도 초와 달리 지금은 랠리를 주도 중인 대형 기업들이 탄탄한 수익을 내고 있고, 재무제표도 상당히 견실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안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와 달리 지금은 기업이나 개인들의 부채 규모가 줄어든 점도 개선된 투심의 배경이다.

또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쟁 초반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위기로는 번지지 않아 투자자들 상당수는 일단 지정학 리스크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모습이다.

VIX지수 추이 [사진=팩트셋/WSJ재인용]

◆ 월가는 '조마조마'

하지만 과거 이러한 순탄한 흐름 뒤 증시가 고꾸라졌던 것을 수 차례 목격한 시장 전문가들은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처럼 극도로 평온한 기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의 경우 VIX가 지금과 비슷했지만 뒤이은 2008년 VIX지수는 80 위로 치솟았다.

JP모간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데이비드 켈리는 "정말 평온한 날에는 거품을 불기 쉽고, 그 거품은 엄청난 크기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바람이 불면 그 거품은 터지고 만다"고 지적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상승이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점, 거래량이 줄어든 점, 높아진 밸류에이션 등이 갑작스러운 시장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S&P 500은 현재 12개월 예상 수익의 21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10년 평균인 18.1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 팩트셋에 따르면 최대 S&P500 상장지수펀드(ETF)인 S&P 500 ETF 트러스트는 5월과 6월 중 14일 동안 연중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거래량 축소는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소수의 대형 기업이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시장이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최근 시장은 두려움보다는 탐욕에 의해 더 많이 움직였고, 문제는 이것이 오래 지속될수록 더 불안정해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소스닉은 "큰 시장 상승에서는 탄탄한 거래 폭과 거래량, 이 두 가지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현제는 이 둘 다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경제 둔화나 인플레이션 급등과 같이 지금은 일어나지 않을 일이 발생하는 '블랙스완'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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