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보다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한은 별관에서 열린 올해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생활비 수준을 낮추기 위해 어떠한 구조개선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해 볼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18 photo@newspim.com |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생활비 수준이 높은 탓에 국민들이 물가상승률 둔화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식료품, 의류 등 필수소비재 가격은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생활비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또 "우리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초 5.0%에서 올해 5월 2.7%로 내렸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후 이어진 기자설명회에서 '금리 인하에 한발 가까워졌다고 봐도 되나'라는 질문에 "금융통화위원들이 여러 의견을 듣고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지난 달에 예상했던 물가 경로와 같은 정도로 가고 있지만, 지금 물가가 완전히 목표 수준으로 수렴했다고 볼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기다려주셔야 금통위원들과 같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 데이터도 좀 더 봐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다른 여러분이 금리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독립성이라든지 그런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물가동향팀은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 : 주요국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과도하게 높은 필수소비재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공급채널 다양화, 유통구조 개선, 공공서비스 공급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이 총재는 향후 물가 상승률이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나갈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18 photo@newspim.com |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추세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다가, 하반기 중 2.5%를 밑도는 수준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둔화하고 있고, 내수 측면에서 물가 압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 유류세 인하 조치 환원 가능성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을 일부 제약할 수 있다.
한은은 향후 물가 전망 경로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국내외 경기 흐름,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ojh1111@newspim.com